[병협 창립 65주년] 의료계 선도 전문병원·센터 운영사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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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협 창립 65주년] 의료계 선도 전문병원·센터 운영사례 ⓛ
  • 병원신문
  • 승인 2024.07.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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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국내 암 치료 새 패러다임 제시
금웅섭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장(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암 치료의 새로운 길이 열렸다.

이전에는 암에 걸렸다고 하면 대부분 외과수술이나 항암치료를 먼저 생각했다.

방사선치료도 있었지만, 기존의 방사선치료보다 치료 효과가 더욱 강력한 ‘중입자치료’가 나왔다.

지난해 우리나라 최초로 연세대학교의료원 연세암병원에 중입자치료센터가 문을 열었다.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중입자치료를 시행했고, 첫 환자는 현재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지금까지 중입자치료를 받은 전립선암 환자 수는 283명(6월 14일 기준)에 이른다.

이어 지난달에는 췌장암과 간암 3기 환자에게도 중입자치료를 시작했다.

이달말 폐암 환자도 치료할 예정이며, 앞으로 하반기에는 두경부암까지도 치료 암종으로 포함할 예정이다.

연세암병원은 계속해서 치료 적용 암종을 늘려나갈 것이다.

연세암병원에는 고정형치료기 1대와 회전형치료기 2대가 있다.

단일기관으로는 세계 최초로 회전형치료기 2대를 보유하면서 다양한 암종의 환자들에 대한 동시 수용력을 높였다.

고정형과 회전형치료기를 모두 가동하면, 하루 약 50명, 한해 1,000여명 치료를 목표로 한다.

회전형치료기는 치료기의 침대 위에 환자가 누우면 기기가 360도 회전이 가능해 원하는 각도에서 암세포를 향해 중입자가 조사된다.

정상 장기에 대한 보호와 암세포 조사 정확도를 최대화할 수 있다.

1994년부터 중입자치료를 시작해 현재도 가장 활발하게 시행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2022년까지 1만4,000여 명의 환자가 치료받았다.

금웅섭 교수가 조정실에서 중입자 조사 위치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

최다 치료 암종은 전립선암(30.5%), 골연부육종(10.1%), 두경부암(9.7%) 순이며, 난치암으로 꼽히는 폐암(8.1%), 췌장암(6.0%), 간암(5.2%) 등이 뒤를 잇는다.

연세암병원은 췌장암, 간암, 폐암 등에 우선적으로 회전형치료기를 가동하고, 이후에는 순차적으로 두경부암, 골육종암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한다.

특히 외과수술로 어려운 암뿐만 아니라 국소적으로 재발한 암까지 치료가 힘든 난치성 암에 계속해서 도전할 것이다.

국내 최초 도입인 만큼 결과에 대한 우려도 있었으나, 2023년 4월 고정형치료실에서 첫 치료를 받은 전립선암 환자의 치료 결과는 예상대로 우수했다.

3주간의 치료 과정을 모두 마치고 진행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서는 암세포의 크기가 현저하게 감소했고, 전립선 특이항원(PSA) 수치는 7.9ng/mL에서 0.01ng/mL 미만으로 떨어졌다.

치료 과정에서 환자들의 만족도와 편의성도 높았다.

치료에만 걸리는 시간은 약 30분에서 1시간 정도이지만 실제 중입자 조사 시간은 1회당 2분 내외로 작은 통증조차 없었으며, 12회의 전체 치료는 한 달이 채 안 돼 모두 끝난다. 

이처럼 전립선암 초기환자뿐만 아니라, 남성호르몬 억제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도 호르몬 치료 2~3개월 뒤에 중입자치료를 받을 수 있다.

회전형 중입자치료기
회전형 중입자치료기

세계적으로 가장 방대한 중입자치료 임상데이터를 보유한 일본 방사선의학 종합연구소(QST)가 주요 의학학술지에 발표한 보고에 따르면, 병기가 진행돼 수술이 불가한 췌장암 환자의 경우 항암제와 중입자치료를 병행했을 때, 2년 국소제어율이 80%까지 향상됐다.

국소제어율은 치료받은 부위에서 암이 재발하지 않는 확률로 특정 부위를 타깃하는 중입자치료에 있어 치료 성적을 알 수 있는 주요 지표다.

일본 군마대학병원에서 치료한 간암 환자의 2년 국소제어율은 92.3%에 달했다.

QST의 임상연구에서는 5년 국소제어율 81%를 기록했다.

특히 종양의 크기가 4cm 이상으로 큰 경우에도 2년 국소제어율이 86.7%였고, 2년 생존율은 68.3%로 높았다. 

연세암병원은 간암 중입자치료를 원하는 환자들에게 최선의 치료 계획을 세우기 위한 전문 상담 클리닉도 운영 중이다.

연세암병원 간암센터 중입자치료 상담 클리닉에서는 간암 환자들의 상태를 확인해 중입자치료 적합성 여부를 일차적으로 판단하고 방사선종양학과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협진을 의뢰한다.

폐암의 경우 간질성 폐질환을 동반하면 수술이 어렵다.

하지만 중입자치료를 시행하면 낮아진 폐 기능과 상관없이 폐를 최대한 보호하면서 국소제어율은 높일 수 있다.

금웅섭 교수와 의료진이 정확한 치료를 위해 장비를 조정하고 있는 모습.
금웅섭 교수와 의료진이 정확한 치료를 위해 장비를 조정하고 있는 모습.

간질성 폐질환이 있는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가 중입자치료를 받았을 때 생존율에서 차이가 없었다는 군마대학병원의 문헌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번에 가동을 시작한 회전형치료기를 통해 췌장암, 폐암, 간암 등 여러 고형암과 함께 기존에 치료가 어려웠던 국소진행함과 재발암 환자까지 치료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치료 방법 대비 낮은 부작용과 짧은 치료 기간으로 환자 부담도 덜었으며, 30년 가까이 중입자치료를 진행 중인 실제 일본 사례를 통해 이를 확인하고 있다.

이처럼 혈액암을 제외한 간암, 췌장암, 폐암 등 다빈도 난치성 암뿐만 아니라 모든 고형암을 대상으로 하는 중입자치료는 국소적으로 재발한 직장암, 골육종암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치료 저항성이 높아 기존의 방사선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국소 재발암 등에 중입자치료가 우수한 대안으로 여겨진다.

특히 중입자치료는 골육종암에서 괄목할만한 치료 성적을 보인다.

골육종암은 항암치료 중에도 50%는 폐 전이가 발생하고 방사선치료를 해도 수개월 내에 재발하며, 전이될 경우 5년 생존율이 20%에 불과해 대표적인 난치성 암으로 알려져 있다. 

중입자치료기 가속기실
중입자치료기 가속기실

중입자치료를 받은 척추골육종암 환자 48명의 5년 국소제어율이 79%, 5년 생존율이 52%로 기존 치료를 통한 생존율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근육, 신경 등 연부조직에 발생한 골육종암 환자 61명의 3년 국소제어율과 생존율은 각각 84%, 88%에 달했다.

두경부암 중에서도 비부비동 또는 두개저를 침범하는 점막흑색종이나 선양낭성암종 등은 수술로 완전 절제가 어려운 경우가 많고 기존의 방사선치료는 효과가 떨어진다. 

하지만 중입자치료를 한 결과 3년 국소제어율과 생존율이 각각 80%, 75%에 달했다.

이처럼 그동안 치료법이 없던 난치성 암 환자에게 중입자치료는 새로운 치료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는 이러한 암 환자들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과 도전을 누구보다 앞서 시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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