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간 아들, 아버지 위해 신장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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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간 아들, 아버지 위해 신장 기증
  • 박해성 기자
  • 승인 2011.05.04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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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신부전-복막투석 아버지께 5월 4일 이식수술

▲ 왼쪽부터 김성주 교수, 이식외과 간호파트장, 아버지 이창회씨, 아들 이승준 일병, 담당 간호사
현역 육군사병으로 복무 중인 아들이 만성신부전으로 투병 중인 아버지에게 자신의 신장을 기증하기로 하며 어버이날을 앞두고 주위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센터장 조재원)는 5월 4일 오전 육군 제1902부대에서 일병으로 복무 중인 아들 이승준(20) 군과 만성신부전으로 투병 중인 아버지 이창회(41) 씨의 ‘부자간 생체 신장이식수술’을 시행할 예정이다.

건물관리업에 종사하던 아버지 이창회 씨는 지난 98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사구체신염’을 진단받은 후 상황이 점차 악화돼 2008년부터는 매일 복막투석을 받으며 힘든 투병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결국 신장이식수술 외에는 다른 치료방법이 없다는 최종진단을 듣게 됐고, 이에 아들인 이승준 일병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1·2차에 걸친 신장기증 가능여부 검사를 실시, 가족 중 유일하게 적합판정을 받았다.

이후 이들 부자는 마침내 5월 4일 오전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김성주-이규성 교수팀의 집도로 이 일병의 한쪽 신장을 떼어 아버지에게 이식하는 생체 신장이식수술을 받게 됐다.

수술을 앞둔 아버지 이창회 씨는 “가장으로서 가족들에게 보탬이 되지 못하고 짐이 된 것 같다.”며 애써 눈물을 참고 “빨리 건강하게 퇴원해서 가족들에게 예전과 같이 떳떳한 가장이 되겠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아들 이승준 일병은 “나라 지키는 일도 물론 중요하지만 아버지께 가족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겁니다. 우린 둘도 아닌 한가족이잖아요.”라며 밝게 웃어 보였다.

김성주 이식외과장은 “신장이식수술을 하다보면 여러 사례를 보게 되지만, 이번 경우는 ‘어버이날’을 앞둔 상황이라 더욱 특별한 가족사랑을 보는 것 같다”며 “두 사람 모두 성공적으로 이식수술이 끝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빠른 쾌유를 기원했다.

아들 이승준 일병은 비뇨기과 병동에서 2주일 정도, 수혜자인 아버지 이창회 씨는 이식외과 격리병동에서 2~3주 정도 입원 후 퇴원할 예정이다.

한편 삼성서울병원은 2011년 5월 현재 뇌사자 전간이식 231건과 신장이식 487건, 생체 부분간이식 860건, 생체 신장이식 895건 등 총 1천91건의 간이식수술과 1천382건의 신장이식수술을 시행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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