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불확실성 시대 병원 경영전략 수립 접근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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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불확실성 시대 병원 경영전략 수립 접근법
  • 병원신문
  • 승인 2024.04.22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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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태 가톨릭대학교 보건의료경영대학원 연구교수 겸 한국병원경영학회 대외협력부회장
불확실성 시대 병원 경영전략 수립 접근법...창간특집 병원경영 생존전략②

 

불확실성 시대

박병태 가톨릭대학교 보건의료경영대학원 연구교수 겸 한국병원경영학회 대외협력부회장
박병태 가톨릭대학교 보건의료경영대학원 연구교수 겸 한국병원경영학회 대외협력부회장

현대사회를 불확실성의 시대라고 한다.

우리는 의료계뿐만 아니라 우리사회 어디에서나 급변하는 환경 속에 살고 있다.

불확실하다는 것은 VUCA의 특성을 갖는다.

뷰카는 변동성(Volatile)과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의 머리글자를 조합한 신조어로 ‘불확실한 미래’를 뜻한다.

이 말은 냉전시대 이후 세계의 시나리오를 설명하기 위해 1980년대 후반 미국 육군 전쟁대학에서 만들어진 용어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가 당면한 환경은 VUCA는 물론 기술발전의 속도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격변의 시대’라 할 수 있다.

우리가 경험하는 변화의 속도는 사회학자 윌리엄 필딩 오그번(William Fielding Ogburn)이 사회변동론(社會變動論)에서 언급한 문화지체(Cultural lag) 수준을 넘어 모든 일상생활에서 혼돈을 가중시키고 있다.

너무 빠른 변화의 속도는 그로 인한 정보 생성의 속도가 인간의 암기 또는 이해 능력을 뛰어넘기 때문에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지식이나 정보에 혼란을 가져온다. 

이와 같은 혼돈의 시기에 우리나라 보건의료분야는 기존의 보건의료제도의 문제점과 사회·경제적인 문제는 물론 정치적인 환경까지 더해지면서 가장 극심한 혼돈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변화에 대처할 것인가?
 

트렌드를 읽는 눈과 도구

불확실하고 혼란스러울수록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떠한 통찰이나 지혜도 냉철한 분석없이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냉철한 분석을 바탕으로 지식과 지식을 연결하고 경험을 더하여 미래를 예측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불확실한 현상 분석을 위한 여러가지 도구 중 하나로 ‘4가지 질문 모델’을 소개하고자 한다. 

4가지 질문 모델은 ‘무엇이 보이는가(What is)?, 무엇이 떠오르는가(What if)?, 무엇이 끌리는가(What wow)?, 무엇이 통하는가(What work)?’라는 질문을 통하여 현상을 분석하고 대안을 찾는 과정이다

먼저, ‘무엇이 보이는지(What is?)’ 파악하기 위해서는 MECE적 접근이 필요하다.

상호간에(Mutually), 중복없이(Exclusive), 전체적으로(Collectively), 누락되지 않도록(Exhaustive) 접근함으로써 현상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는 큰 흐름부터 작은 흐름 부분까지 순차적으로 접근함으로써 어떤 현상이 보이는지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먼저 큰 흐름 분석을 위해 사용하는 도구는 스텝(STEP) 또는 페스트(PEST)라 불리는 기법이다.

이 분석에서는 ‘정책과 법규(Policy), 경제(Economy), 사회와 문화(Social), 기술 및 정보(Technology)’ 분야를 살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정책과 법규(Policy)에서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나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과 같은 정책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경제(Economy)분야에서는 세계적인 경제 저성장 구조와 소득 불안정 등을 살펴보고, 사회와 문화(Social) 측면에서는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 및 지방의료의 문제, MZ세대의 문화적인 행태 등을 살펴볼 수 있다.

기술 및 정보(Technology)분야에서는 스마트 병원, 정밀의료의 발전, 인공지능의 발전이 의료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수 있다. 

최근 거시분석에서는 PEST뿐만 아니라 환경적인 문제(Environment)와 법적인 문제(Law)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추세이다.

그리고 스텝(STEP) 또는 페스트(PEST) 분석의 대상을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흐름까지 살펴본다면 더할 나위 없다. 

거시적인 환경 분석 다음 단계는 보건의료산업 분야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두 가지 접근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먼저 3C방법으로 ‘고객(Customer), 자기병원(Company), 경쟁병원(Competitor)’의 동향을 살펴보는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마이클 포터의 5세력 분석으로 ‘기존 경쟁자, 잠재적 경쟁자, 공급업자, 구매자, 대체재’와 같은 5가지 요소를 살펴볼 수 있다. 

이를 통해 거시적인 환경이 보건의료분야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지 예측할 수 있다. 

보건의료계를 분석한 다음 단계는 자기병원 내부 환경을 분석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도 두 가지 분석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 먼저, 아래 그림과 같은 7S도구를 사용한다.

7S는 맥킨지 컨설팅 분석 도구로써 하드웨어적인 3개의 요소와 소프트웨어적인 4가지 요소를 살펴보는 것이다. 

맥킨지 컨설팅 7S 분석
맥킨지 컨설팅 7S 분석

하드웨어적인 요소로 먼저 조직구조(Structure)가 적합한지 살펴보고, 전략(Strategy)이 제대로 수립되었는지, 시스템(System)이 잘 갖추어져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소프트웨어적인 요소는 공유가치(Shared Value)가 구성원들에게 내재되어 있는지, 기술수준(Skill)은 제대로 개발 및 적용되고 있는지, 구성원(Staff)은 역량있는 구성원들인지, 조직 풍토와 문화인 스타일(Style)은 바람직한지 아닌지를살펴봄으로써 자기 병원의 현상을 살펴볼 수 있다. 

또 다른 도구는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분석하는 7P방법이다.

이는 기존 마케팅 믹스 4P(Product, Price, Place, Promotion)에 추가적으로 물리적인 증거(Physical Environment), 구성원(People), 프로세스(Process)가 제대로 정립되어 있는지 살펴보는 접근법이다. 
 

나만의 분석

위와 같은 단계를 거치면 거시적인 흐름부터 자신이 속한 병원까지 빠짐없이 살펴볼 수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소개한 단계는 많이 공개되어 있어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분석을 시도할 수 있는 수준이다. 

위와 같은 환경 분석을 시도하면 대부분의 문제점이 드러나게 된다.

현재 상태와 바람직한 상태 사이의 간극인 문제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또한 지금까지 분석한 내용을 SWOT 분석으로 분류하여 어떤 장단점과 위험요소들이 있는지 분류하고 TOWS메트릭스를 통하여 SO, ST, WO, WT요인을 찾아내면 떠오르는 전략들이 보인다.

이 단계가 4가지 질문 모델의 2번째 단계인 ‘무엇이 떠오르는가(What if)?’의 단계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이다.

지금부터 중요한 이유는 현재까지 분석한 내용 중에서 ‘무엇이 끌리는지(What wow?)’를 찾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나만의 분석을 추가한 전략 인사이트
나만의 분석을 추가한 전략 인사이트

이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분석한 내용에 나만의 데이터 또는 나만의 경험을 추가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가 추가되어야 차별화 된 전략이나 문제 해결 방법이 도출될 수 있다.

대부분의 전략이나 문제해결 방법이 유사한 이유는 이 단계를 생략했기 때문이다.

앞서 제시한 단계들은 책상에 앉아서도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분석한 내용에 나만의 경험과 생각을 넣어 ‘끌리는 전략(What Wow)’을 수립했다면 그것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유일한 전략이 될 수 있다. 

나만의 경험과 데이터를 더한 후 접근 방법은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일이다.

우선순위 도출을 위해서는 ‘잠재력이나 난이도’와 같은 요인 또는 ‘해야만 하는 일과 할 수 있는 일’로 구분하여 2X2 매트릭스로 분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과정이 있어야 균형된 시각으로 독특하면서도 끌리는 전략을 찾아낼 수 있다. 
 

액션플랜과 사후 관리

지금까지 과정을 통하여 ‘끌리는 전략(What Wow?)’을 찾아냈다면 마지막 단계인 ‘통할 수 있는 전략(What work?)’ 단계로 들어갈 수 있다.

이 단계에서는 중점적이고 차별화된 내용이 무엇인지, 지금 당장 해야할 일과 중장기적으로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구별하여 Action Plan을 세워야 한다. 

환경이 급변하는 시대에 중장기적인 전략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그 전략을 실행하기도 전에 환경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에 유행하는 전략이 애자일(Agile) 전략이다.

애자일은 실패해도 큰 지장이 없는 내용을 빠르게 시도해 보고 틀리면 다시 방향을 바꾸거나 다른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전략을 일컫는다.

그러나 이 전략은 스타트업이나 소프트웨어 개발분야 등 급변하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방법이다. 

그러나 의료기관에서는 당장 실행해야만 하는 수준의 전략은 애자일(Agile)로 시도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인 전략이나 중점적인 전략은 신중한 전략적 실행을 위하여 Action Plan을 세우고 이를 점검하기 위한 핵심성과지표(KPI)를 수립하여 꼼꼼하게 모니터링하면서 환경이나 상황변화에 따라 피벗(Pivot)을 고려하는 접근이 더 적합할 수 있다. 
 

바람직한 조직문화가 중요한 시대

병원은 다양한 전문직종이 조화를 이루며 움직이는 노동집약적인 전문조직이다.

또한 다양한 전문 집단이 각자 자기방향으로만 발전하는 불완전한 조직이다.

한방향으로 모든 구성원들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힘든 조직이다. 

각자 발전한다는 것은 외부와의 단절을 의미한다.

외부와의 단절은 급변하는 시대에 최악의 조직문화이다.

불확실성 시대에 가장 필요한 전략적 접근은 각자 독립적인 소집단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병원 전체가 하나의 바람직한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내 분야보다는 내 분야가 지금 이 일을 할 수 있도록 넘겨준 앞 부서는 누구인지? 내 일의 결과를 가지고 후속 일을 해야 하는 분야는 어디인지까지 고려하며 배려하는 문화, 고객들이 처음 우리 병원에 접촉하고 관련 문제가 종료되어 일상으로 복귀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대각선으로 생각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 

현대 경영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는 ‘전략보다 문화(Culture eats strategy for breakfast.)’를 더 강조하였다.

전략은 단기적인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처방전이라면 바람직한 조직 문화는 그 조직의 지속가능 환경을 오래도록 유지시킬 수 있는 진정한 전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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