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완치 췌장이식 보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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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완치 췌장이식 보편화
  • 박현
  • 승인 2008.10.0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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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외과 한덕종 교수팀, 당뇨환자에 제2의 인생 선물
인슐린치료에도 불구하고 혈당조절이 잘 안되거나 신부전증 등 심각한 당뇨합병증이 발생한 환자들에게 근본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진 췌장이식수술이 치료성적뿐만 아니라 수술의 안전성도 높아 췌장이식수술이 국내에서도 보편화될 전망이다.

서울아산병원 외과 한덕종 교수팀이 지난 9월9일(화) 국내 최다 기록인 100번째 췌장이식수술을 성공하고 그 동안의 치료성적을 분석한 결과 이식받은 환자들의 1년 생존율이 94%로 전 세계 췌장이식센터의 메카로 불리는 미국 미네소타대학병원의 성적과(95%) 대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식 후 췌장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용해 당뇨환자들이 인슐린을 끊는 비율을 보여주는 췌장의 1년 생존율 또한 85%로 미네소타대학병원 성적과 동일하다.

췌장을 이식받은 100명의 환자들 중 85명이 이식 직후부터 인슐린 주사를 끊고, 신부전증, 망막병증 등 수 십년간의 당뇨합병증의 고통으로부터 해방된 것이다.

췌장이식의 대가로 불리는 서더랜드 교수가 이끄는 미국 미네소타대학병원의 췌장이식센터는 세계적으로 최장, 최다 건수의 췌장이식을 시행하고 있는 병원으로 지금까지 2천례 이상 췌장이식을 시행하고 있으며 세계 최고의 치료성적을 자랑하고 있다.

췌장이식 수술의 경우 간이식이나 신장이식 수술에 비해 치료성적이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수술방법의 개선과 면역억제제의 개발로 췌장이식수술이 활발히 이루어지기 시작한 1999년 이후부터는 췌장이식의 치료성적이 크게 개선됐다.

췌장이식 100건 중 당뇨합병증으로 신부전증까지 동반되어 신장과 췌장을 동시에 이식 받은 환자가 54명, 이미 신장이식을 받고 일정시간이 경과한 후 췌장이식을 받거나 당뇨병에 의한 합병증 발생초기에 췌장만 단독으로 이식 받은 환자가 46명이었다.

신 및 췌장 동시 이식과 췌장 단독이식에서 환자의 1년 생존율을 각각 살펴보면 각각 94%와 95%로 대등하지만 췌장의 1년 생존율을 비교해보면 87%와 82%로 신 및 췌장을 동시에 이식받은 환자에서 더 높은 치료성적을 보여줬다.

췌장이식을 받은 100명의 환자를 살펴보면 2,30대가 67명으로 약 70%를 차지했으며 소아형 당뇨병인 제1형 당뇨가 86명 성인형 당뇨병인 제2형 당뇨가 10명, 기타 질환에 의해 당뇨질환이 생긴 환자가 6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췌장이식을 받은 100명의 당뇨환자는 평균 12년6개월간 인슐린치료를 하면서 당뇨병과 당뇨 합병증으로 인한 고통 속에 살아온 것으로 분석됐다.

이식받은 환자를 성별로 분석해보면 남자 54명, 여자 46명. 장기 기증자는 남자 71명, 여자 29명으로 이 중 생체기증은 11건, 뇌사자 기증은 89건으로 서구유럽에 비해 생체 췌장이식 비율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한덕종 교수는 “대부분 뇌사자 췌장을 기증받아 이식하는 서구유럽에 비해 생체 췌장이식 비율이 높은 것은 국내에서 뇌사자 장기기증이 부족상황에서 뇌사자 중심의 췌장이식 수술법의 한계를 극복하고 국내 생체 췌장이식 활성화를 위한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했다.

1992년 7월 한덕종 교수팀에 의해 국내 처음으로 신 및 췌장을 동시에 이식한 이후 16년 만에 당뇨합병증인 신부전증을 동반한 20대 제1형 당뇨병환자에게 신장 췌장을 동시에 이식함으로써 국내 췌장이식 건수의 약 70%인 췌장이식 100례를 달성한 것이다.

한덕종 교수는 “췌장이식수술은 평생 인슐린주사를 맞아가며 매일 신장투석을 받아야 되는 등 당뇨 합병증치료까지 동반해야 하는 당뇨환자들에게는 제2의 인생을 선물하는 것과 같다”며 “국내 기증자 부족과 췌장이식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췌장이식수술이 서구유럽에 비해 많이 활성화되지 못했지만 국내 췌장이식의 수준은 세계적인 췌장이식센터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2007년 지난 한해에만 1천400여 명이 췌장 단독 이식 및 신ㆍ췌장 동시 이식을 받고 당뇨병과 당뇨 합병증으로부터 해방됐지만 국내에서는 기증자 부족과 췌장이식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지난 한해 16건만의 췌장이식이 이루어졌다.

최근 유럽 당뇨병학회에서 2007년 세계적으로 당뇨병환자는 2억4천600만 명으로 지난 20년 동안 7배나 증가했고 2025년에는 3억8천만 명 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나라의 당뇨병 유병률은 꾸준히 증가해 7-10% 정도로 미국이나 호주 등과 비슷하지만 국내에서 당뇨병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인구 10만 명당 35.3명으로 OECD 평균인 13.7명에 비해 2배 이상 높아 당뇨병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당뇨병환자의 높은 사망률로 이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췌장이식은 1966년 미국 미네소타대학병원에서 사체 공여자에서 부분 췌장이식 수술을 시행한 것이 세계 처음이지만 이후 같은 대학 외과의사인 서더랜드 교수가 1977년 당뇨병환자에게 췌장이식수술을 재시도해 오늘날 세계적으로 300여 개 이식센터에서 3만례 이상의 췌장이식을 시행해왔다.

한편 국내에서는 2008년 현재까지 150여 건의 췌장이식이 이루어졌으며 췌장이식 수술을 시행하는 이식센터도 7개 정도에 불과한 상태이다.

한편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오는 13일(월) 오후 2시 당뇨병치료와 췌장이식의 세계적 대가인 미국 미네소타대학병원 외과 서더랜드 교수(전 세계이식학회 회장) 등 해외 석학을 초청해 췌장이식 100례를 기념하기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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