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 배우러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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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 배우러 왔습니다
  • 박현
  • 승인 2005.05.0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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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의사 을지대병원 김한규 교수 방문
의료선진국으로 알려져 있는 일본의 한 의사가 그것도 가장 난이도 높고 고도의 정밀성을 요한다는 뇌기저부 수술법을 익히기 위해 최근 한국을 찾아와 화제다.

그 주인공은 오사카(大阪) 이세이카이(醫誠會)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타카미 마사아키(42.高見昌明)씨.

그가 한국을 찾은 이유는 다름 아닌 을지대학병원 신경외과 김한규 교수(金漢圭)의 수술 참관을 위한 것이다.

돗토리의대를 졸업하고 3년간의 캐나다 의학연수를 거쳐 현재 오사카에 있는 350병상 규모의 이세이카이병원에서 신경외과 과장으로 근무하는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뇌수술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저명한 의사들을 수소문해서 미국, 캐나다, 프랑스, 이탈리아 등 지구촌 곳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수술을 참관해온 열성적인 학구파 의사이다.

그는 “김한규 교수의 수술 술기는 풍부한 경험과 테크닉 면에서 따를 사람이 없을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이는 일본 의료계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타카미씨는 “지난 1월 일본 에이치(愛知)대학에서 개최된 세계신경외과학회에서 처음 김한규 교수의 수술시범을 접한 후 감명을 받았고 이후 김 교수의 해외 강연이 있을 때면 만사를 제치고 찾아가서 듣는 열성팬이 되었다”고 털어놓았다.

현재 을지대학병원 신경외과 주임교수인 김한규 교수는 대한두개저학회 회장을 맡고 있으면서 매년 세계 최고의 신경외과 병원인 미국 BNI(Barrow Neurological Institute)에 초청돼 세계 각 국의 신경외과 의사들을 상대로 강연과 실제 수술 술기를 가르칠 정도로 세계가 인정하는 두개저 외과계의 권위자다.

김한규 교수는 “외국 의사가 우리 병원의 술기를 배우기 위해 방문하는 것은 지역 병원, 나아가 한국 의료기술이 선진국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수준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특히 최근 일본이나 캐나다 등 의료선진국에서 우리의 기술을 배우기 위해 방문하는 예들이 점점 늘고 있는데, 이는 의료시장 개방을 앞두고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달 말에 이어 두번째로 김 교수의 수술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타카미씨는 “일본에서의 바쁜 진료 일정 때문에 김 교수의 수술 모습만 참관하고 급하게 돌아갈 예정이라서 한국에 대해 더 깊이 알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는 말로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앞으로도 여러 차례에 걸쳐 부지런히 을지대학병원을 찾을 것”이라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뇌기저부 수술이란 뇌간(뇌의 가장 아랫부분으로 숨골이 위치) 주변의 종양 또는 혈관질환을 제거하기 위한 수술로, 흔히 가장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심장이식 수술에 비견될 만큼 난이도 높은 수술이다.

그 이유는 병소가 있는 뇌간 부위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해면정맥동이나 천추골 등의 두꺼운 뼈를 열고 수술해야하는데, 이 뼈 속에 생명유지에 매우 중요한 중추들과 경동맥 등이 묻혀 있어 이들을 손상시키지 않고 시술해야하기 때문이다. 현재 해면정맥동을 통해 접근, 뇌 기저부의 종양 등의 제거 수술을 할 수 있는 전문의는 국내에서는 김 교수를 포함, 단 두 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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