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트리플X2:넥스트 레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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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트리플X2:넥스트 레벨
  • 윤종원
  • 승인 2005.04.21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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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타마호리 감독은 역시 파워풀하다. 이 영화의 감독이 그리는 것을 알고보면 "과연~"이라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전사의 후예"에서 보여준 가공하지 않은 폭력성은 "007어나더데이"에서 자본과 반갑게 악수를 했고 결국 "트리플X2:넥스트 레벨"에서는 "물 만난 고기"처럼 팔딱거린다. 그는 그야말로 마음껏 때려부수고 폭파했다.

3년 만에 등장한 "트리플X"의 속편은 감독과 함께 주인공까지 바꿨다. 전편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빈 디젤은 개런티에 불만이 있었던지 속편에 출연하지 않았다. 그런 까닭에 극중에서는 그가 죽은 것으로 처리됐다. 영화는 그토록 뛰어난 비밀 요원이 왜 죽었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한채 새로운 요원을 선보인다. 랩 가수와 배우를 오가며 활동하는 흑인 스타 아이스 큐브(36)다.

아이스 큐브의 발탁은 인권영화가 아님에도 흑인 주인공을 내세우는데 대단히 개방적으로 변한 할리우드의 최근 추세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제는 흑인을 바라보는 미국인들의 시선이 과거에 비해 놀랄만큼 편해졌다는 얘기. 동시에 흑인 주인공은 미국 내 다수를 차지하는 흑인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전략적 계산
에도 부합한다. 더구나 아이스 큐브가 윌 스미스나 덴젤 워싱턴처럼 잘 빠진 흑인 스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는 점이 더욱 눈길을 끈다. 그야말로 "B급 흑인 배우"의 등용인 것.

그러나 이 같은 제작진의 개방적인 사고와는 별개로 영화는 주인공에 의존하지 않는 영리함을 보였다. 소도둑처럼 생긴 큐브의 액션 연기는 굼뜨고 투박하다.빠른 발차기나 총쏘기, 고공 다이빙 대신 도끼로 장작을 패야할 것처럼 생겼으니 그에게는 도무지 "스타일"이 안 나온다.

그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인지 영화는 대신 처음부터 끝까지 정신을 못차릴 만큼 격렬하게 요동친다. 주인공에게 시선이 머무르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며 여기저기서 터뜨리고 때리고 부순다. 전편이 익스트림 스포츠의 재미를 줬다면, 이번에는 탱크와 각종 첨단 무기를 미국 수도 워싱턴으로 끌고 와 "불꽃놀이"를 벌였다.

여기에 자동차 마니아들의 혼을 쏙 빼놓을 근사하게 빠진 명차들이 줄줄이 등장한다. 폰티악GTO 튜닝형, 포드 UAV F-105, 신형 머스탱 등 최신형 스포츠카와 튜닝된 최신 SUV 모델이 줄줄이 등장, 최고 시속 230㎞로 질주한다. 대통령 전용 기차라는 "레일 포스 원"과의 추격전은 그중 압권.

미국 첩보국 NSA의 비밀 작전기지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장세력에 의해 공격을 받는다.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한 NSA 국장 기븐스(새뮤엘 잭슨 분)는 대규모 반란음모를 감지하고 새로운 트리플 X 후보를 찾는다. 최고의 네이빌 실(미 해군 특수부대)이었지만 명령 불복종 혐의로 20년형을 받고 감옥에 수감된 다리우스 스톤(아이스 큐브 분)이 그 주인공. 기븐스의 묵인하에 백주대낮에 감옥을 탈출한 스톤은 국방장관 데커트(윌렘 데포 분)가 전군을 동원한 사상 초유의 쿠데타를 꾸미고 있음을 알게된다.

머리를 멍하게 하는 액션 끝에 생뚱맞게 등장하는 "패권주의, 고립주의를 탈피 해야한다"는 미국 대통령의 연설에 박수를 보내야하는 것인지 순간 헛갈린다.

29일 개봉,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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