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방송 인터넷판은 17일 미국 로체스터대학의 연구결과를 인용, 프탈레이트에 노출된 임신 여성에게서 태어난 남자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남아들에 비해 여성적인 경향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프탈산계 물질은 호르몬을 교란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유럽연합(EU)에서는 몇 년 전부터 장난감에 사용이 금지됐지만, 비닐 장판과 PVC 제품 등 다른 플라스틱 용품에는 널리 사용되고 있다.
로체스터대의 샤나 스완 박사 연구진은 임신 중반부터 산모의 소변을 채취해 프탈레이트 물질의 잔류량을 검사했다.
이후 74명 남아와 71명 여아를 출산한 산모 그룹을 추적, 아이가 4~7세가 됐을 때 갖고 노는 장난감의 종류와 주로 하는 놀이가 무엇인지 조사해 프탈레이트계 성분인 DEHP, DBP가 아이들의 놀이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했다.
연구진은 산모의 뱃속에서 태아가 프탈레이트에 노출된 정도가 높을수록 나중에 로봇, 자동차 등 장난감을 갖고 놀거나 레슬링 등 남자 아이들이 잘하는 놀이를 하는 경향이 덜한 것을 관찰하고, 이들 물질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 과정에 이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했다.
화학물질의 폐해를 알리는 시민단체 CHEM의 엘리자베스 샐터-그린은 이 연구결과에 대해 "프탈레이트가 건강에 매우 나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유아 단계뿐 아니라 이후 성장 과정에서도 남자 아이들의 여성화에 프탈산 물질이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로체스터대 연구진의 논문은 국제남성학저널 최신판에 실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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