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은 식약처가 국내는 물론 글로벌 무대에서 규제혁신·규제과학을 업그레이드한 원년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관련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성장한 것은 우리나라 규제 역사에 큰 이정표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최근 식약처출입전문지기자단과 함께한 자리에서 2023년 한해를 돌아보며 ‘규제과학·규제혁신의 글로벌화’를 대표적인 성과라고 꼽았다.
그는 올 한해의 성과로 △글로벌 협력 △단단한 혁신 기반 마련 △디지털 기술의 본격 적용 △촘촘한 안전망 등 4가지를 제시했다.
오 처장은 “2023년 식약처는 든든한 안전혁신과 단단한 규제혁신으로 국민과 함께하겠다는 각오로 시작한 바 있다”며 “지속되는 식품, 의약품 품질 이슈나 새로운 기술에 대한 규제지원 체계 마련 필요성 등 식약처가 해야 할 일들이 많지만 올 한해는 대한민국의 규제혁신·규제과학을 업그레이드한 원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혁신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국회와 함께 신기술 신개념 제품의 개발을 지원하고 인력을 양성하는 ‘규제과학법’을 마련해 지난 8월 공포됐으며, 아울러 지난해 규제혁신 100대 과제에 이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규제혁신 2.0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규제혁신 2.0의 중심에는 현장이 있다. 규제혁신 2.0의 과제를 도출하기 위해 간담회, 현장방문 등을 100회 이상 개최하고 업계, 소비자, 관련 협회 등 관계자 1,000여명을 만났다”라며 “이런 과정을 통해 디지털 안전관리, 불합리한 규제정비 등 5개 분야 80개 과제를 도출했고, 지난 6월 발표 이후 현재 55%(44개) 추진율을 이뤄냈다”고 소개했다.
오 처장은 특히 글로벌 무대에서 국제협력을 통해 얻어낸 성과에 더욱 의미를 뒀다.
그는 “FDA와 지난 4월 협약을 맺고 지금까지 5번의 미팅을 진행하는 등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AI 기반 의료제품의 가이드라인 제정을 추진 중이며, 내년 2월에는 FDA와 함께 30개국 이상을 초청한 국제심포지엄도 개최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또 “무엇보다 WHO 우수규제기관에 세계 최초로 식약처가 이름을 올리며 UN 백신 입찰 등에서 혜택을 얻게 된 것은 국제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인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규제혁신에 치중한 나머지 안전은 뒷전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이 있다는 것도 오 처장은 겸허히 받아들였다.
그는 “우리 사회에는 30년간 변하지 않은 낡은 규제 울타리가 존재하며 현재는 이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과정이다”라며 “불합리한 규제의 근거를 제시하고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등 규제혁신을 이뤄내는 것이 우리 사회를 안전하게 만드는 길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외에도 오 처장은 휴텍스제약으로 인해 불거진 GMP 품질관리 문제와 사회적 파장이 커진 마약류 이슈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오 처장은 “임의제조 등 의약품 품질관리 이슈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이번 휴텍스제약의 사례는 고의적인 위반이라는 점 때문에 사건을 더욱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식약처는 국민안전을 책임지는 규제기관으로서 이를 엄중히 다뤄 다른 업체들도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마약류 이슈와 관련해서는 “올해는 의료쇼핑 방지나 중독 재활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예산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며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이를 실행하는 첫해가 될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는 “우선 의료진이 환자의 마약류 처방‧투약이력을 확인하도록 의무화하겠다”라며 “이를 위해 의사협회와 논의 중이며 품목이 너무 많기에 펜타닐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재활, 예방과 관련하서는 현재 3개소인 마약류 중독재활센터를 내년에는 전국 17개소까지 확대‧설치해 심리‧중독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24시간 전화상담센터도 운영할 예정이다”라며 “특히 대전센터의 경우 마약 중독자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20대 이하 청소년을 위한 전담 센터로 운영할 것”이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