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경 회장, 양질의 일자리 및 전문성 확보 위한 산·학연계 교육 추진 약속
연구소 활성화, ICD-11 도입 준비, 간호법 저지, 회관 건립 등도 주요 회무
“보건의료정보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보건의료정보관리사만의 전문성이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는 시대가 됐습니다. ‘보건의료정보관리사의, 보건의료정보관리사에 의한, 보건의료정보관리사를 위한’ 회무를 펼치고 양질의 일자리 및 전문 영역으로의 진출을 위한 다양한 교육을 추진할 것입니다.”
지난 2월 전국 보건의료정보관리사들의 23번째 수장이 된 이후 회장으로서 첫 춘계학술대회(제87차)를 개최한 백설경 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 회장이 5월 12일 학술대회장인 세종대학교 컨벤션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향후 회무 추진 방향 및 각오를 밝히며 건넨 첫 마디다.
백설경 회장이 임기 중 주력할 주요 회무는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우선, 예비보건의료정보관리사들을 위한 교육이다.
보건의료정보관리사들이 매년 일정 수 이상 배출되고 있는 만큼 이들이 기존 병원 현장 외에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한층 높이는 교육 프로그램을 협회 차원에서 개발하겠다는 것.
백설경 회장은 “젊은 보건의료정보관리사들이 면허에 자긍심을 갖고 일할 토대를 만들어 주기 위해 산·학연계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며 “인공지능(AI), 데이터 관리, 코딩 등 현장 실무 능력 함양을 꾀하고 실습 기회를 충분히 제공해 전문성을 관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백 회장은 “이처럼 꾸준히 교육 프로그램을 고도화하다 보면 현재 보건의료정보관리사 면허 취득자 3만5천여 명의 국가기관 진출을 독려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데이터 코드 활용의 전반적인 지식을 갖춘 보건의료정보관리사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널리 알려 국가기관 진출 시 가산점 규정 확대를 시도하는 등 인재 양성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두 번째는 ‘ICD-11(질병 및 건강 국제통계 분류 제11차 개정판)’ 본격 도입의 철저한 대비다.
백 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공포하는 ICD-11은 개정판이긴 하나 일선 보건의료정보관리사들 및 의료진들이 가이드라인만으로 쉽게 익힐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이에 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는 10여 년 전부터 ICD-11 업데이트 과정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며 세심하게 챙겼고, 지난해 학술대회를 기점으로 회원들을 위한 ICD-11 교육 세션을 꾸준히 마련했다.
특히, ICD-11 추진위원회를 신설해 파일럿 테스트를 5년째 시행하는 등 질병 및 건강 통계 분류에 있어서 국제 패러다임 변화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긴 호흡을 유지한 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다.
백 회장은 “ICD는 질병 및 건강 통계이기 때문에 보건의료정보관리사가 가장 잘 알고, 가장 많이 사용하는 도구”라며 “ICD-11 추진위원회와 파일럿 테스트 등을 통해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것을 넘어 WHO에 직접 연구결과물을 제시할 수 있게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언급했다.
백 회장이 다짐한 세 번째 주요 회무는 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 내 연구소의 활성화로, 최근 대유행 중인 챗GPT의 파인튜닝(미세조정)이 우선 목표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동석한 강성홍 연구소장(전임 회장)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챗GPT는 인터넷상에 떠도는 데이터를 모델링 했기 때문에 신기하긴 해도 보건의료 영역에서 활용하기에는 아직 제한점이 많다”며 “결국 실제 의료데이터 및 정제데이터 등을 통해 파인튜닝을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데이터 수집과 조정 연구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의 숙원 사업인 새 회관 건립이 네 번째 주요 회무다.
백 회장은 “간호법 대응 등에 치중하다 보니 회관 건립 추진이 늦어지고 있다”며 “임기 3년 내 리모델링·이전·재건축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보건의료정보관리사의, 보건의료정보관리사에 의한, 보건의료정보관리사를 위한 좀 더 쾌적한 회의 및 연구 공간이 마련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보건의료정보관리사의 고유 업무를 침탈하는 간호법의 저지가 현재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이자 회무다.
백 회장은 “간호법을 살펴보면 진단명 및 진단코드 관리까지 간호사가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보건의료정보관리사의 고유 업무”라며 “전문교육을 받지 않은 간호사가 해당 업무를 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간호사는 무언가(업무 영역 확장)를 원하고 있지만, 보건의료정보관리사들은 원하는 것도 없고 단지 현재 업무 영역을 침탈하지 말라는 것뿐”이라며 “간호사들의 무분별한 공격을 방어하기에 수적으로 열세지만, 결코 물러날 수 없을 정도로 절실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