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전달체계 개선 이전에 의료기관 출구전략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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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전달체계 개선 이전에 의료기관 출구전략 우선"
  • 박해성 기자
  • 승인 2018.06.1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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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행정학회서 정영호 병협 부회장 등 전문가들 공통된 의견으로 제시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앞서 우선시 돼야하는 것이 의료기관의 퇴출 기전 마련이라는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 제기됐다. 

정영호 대한병원협회 부회장은 6월8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된 한국보건행정학회 전기학술대회에서 의료기관의 퇴출 기전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국민의료서비스 개선을 위한 의료전달체계 개선방안’ 주제의 세션에 토론자로 참석해 “의료전달체계 개선 이전에 의료기관의 출구전략을 정교히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중소병원협회장에 취임하며 지역 병원장들로부터 환자들이 많이 줄었다는 전화를 많이 받았다”며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인해 의료비의 차이가 줄어들며 환자들이 큰 병원으로 몰린다는 하소연이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우려했던 부분들이 빠르게 현실화되는 모습을 현장에서 느끼며 병원들은 더욱 불안해하고 있다”며 “정부는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통해 답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우선돼야 할 것은 의료기관의 퇴출구조 등의 기전 마련이다”라고 역설했다. 

의료기관이 의료전달체계 내에서 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경쟁에서 밀려나는 의료기관을 위한 출구전략이 필요하며, 이가 가능해야 공급구조의 개혁이 가능하다는 것. 효율적인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논의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며 우선돼야 할 고민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의료기관의 퇴출 기전 마련의 필요성은 주제발제에 나선 김윤 서울대 교수와 토론 패널로 참여한 윤희숙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도 입장을 같이 했다. 

김윤 교수는 이날 학술대회에서 ‘국민의료서비스 개선을 위한 의료전달체계 개선방안’ 주제발표에 나서 병상공급에 대한 합리적인 규제방안이 필요함을 주장하며 한계 중소병원의 기능한시적 퇴출, 인수합병 허용 등 출구 전략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윤희숙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또한 “현 의료전달체계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과연 지금의 판을 엎고 새 판을 짜는 것이 좋은 것일까?”라고 의문을 제기하며 “오히려 잘하는 의료기관에 대한 보상기전을 마련하고, 어려운 의료기관이 빠져나갈 수 있는 퇴출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현 시점의 해결책이 될 것이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주제발표에서 김윤 교수는 상급종합병원이 권역거점병원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중증진료와 전달체계, 교육 및 연구기능을 포괄적으로 평가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의료기관 유형별 진료비 차등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1차의료를 일차진료의원 및 (외래)전문의원으로, 2차의료를 크게 단과전문병의원과 급성기종합병원으로 구분해 이를 다시(입원)전문의원 및 단과 전문병원, 지역병원 및 지역거점병원으로 나누고, 3차의료를 권역거점병원으로 분류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정 부회장은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진료, 교육, 연구에 전념할 수 있으려면 수가체계와 운영지원 체계가 우선 마련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의료계와의 논의 없는 갑작스런 전환은 실행가능성 측면에서 얼울 수 있으며, 환자 입장에서 또한 의료기관 선택권에 대한 통제가 바람직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의료기관 유형별 진료비 차등제 방안과 관련해서는 김 교수가 구분한 의료기관 요형이 병상급 의원과 소규모 병원들 사이에 경쟁과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며, 구분이 너무 복잡해 환자 입장에서 어떤 의료기관을 찾아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을 힘들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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