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대형동물 멸종은 인간 탓
상태바
호주 대형동물 멸종은 인간 탓
  • 윤종원
  • 승인 2005.07.09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호주 대륙에 사람이 첫 발을 들여놓았던 약 4만5천년 전 이 곳의 대형 동물들이 대부분 멸종한 이유는 사람이 놓은 불로 식생이 바뀌어 많은 동물들이 먹이에 큰 변화를 겪었기 때문이라는 연구가 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됐다.

카네기연구소의 매릴린 포겔과 콜로라도 주립대학의 기포드 밀러 등 연구진은 지금은 멸종된 지뇨니스와 지금도 살아있는 에뮤 등 두 종류의 큰 새들의 화석화된 알을 분석해 역시 초식동물이었던 유대류 웜뱃의 이빨 화석과 비교한 결과 이들 동물이 소화한 음식의 탄소 성분이 변화한 점으로 미루어 먹이에 변화가 생겼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호주의 대형 동물들은 풀과 나무, 관목들을 먹었으나 인간이 사냥과 개간, 다른 그룹과의 신호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큰 불을 놓은 후 풀이 사라지자 "닥치는대로 먹는 동물은 적응했고 식성이 까다로운 동물은 멸종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에뮤의 알과 웜뱃의 이빨에서 나온 탄소는 시대별로 변화가 보여 이들이 나무와 관목을 더 많이 먹게 된 것으로 추정한 반면 멸종한 지뇨니스의 알에는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당시엔 큰 기후 변화도 없었고 지나친 사냥이나 인간에 의해 옮겨진 질병 등 다른 요인은 먹이의 변화에 기여하지 않은 것으로 미루어 멸종의 원인이 아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호주 제임스 쿡 대학의 크리스토퍼 존슨 교수는 이들의 연구가 "인간의 등장이 호주의 식생에 변화를 일으켜 동물의 멸종을 초래했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인간의 지나친 사냥도 멸종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프리카의 경우 대형 동물의 먹성 때문에 관목의 성장이 억제되고 있으나 호주에서는 이런 동물이 갑자기 멸종됨에 따라 다른 식물들이 계속 자라게 됐고 이로 인해 살아남은 동물들의 식습관에 변화가 일어났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아메리카 대륙에 인간이 발을 들인 후 매머드나 땅늘보 등 대형 동물들이 사라졌지만 당시엔 기후가 급속도로 변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람의 역할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