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인 새해소망]순천향대 천안병원 박지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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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인 새해소망]순천향대 천안병원 박지수 씨
  • 병원신문
  • 승인 2013.01.1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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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아 가족 입장 존중, 배려하는 간호사 다짐

 

▲ 박지수 순천향대 천안병원 소아응급의료센터 간호사

“삐뽀삐뽀삐뽀” 멀리서 아득하게 구급차 사이렌소리가 들려오면 눈과 귀가 출입문으로 향하고, 점점 가까워지는 사이렌 소리에 덩달아 심장박동이 빠른 속도로 증가합니다.

“아이가, 우리 아이가 아파요!” 다급한 엄마의 말에 몸과 마음이 빨라집니다.

이렇게 우리나라 최초로 세워진 차세대 소아응급실이 태어난 지 대략 2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봄이 가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는 게 아니라 인플루엔자가 지나가고, 뇌수막염이 지나가고, 기관지염이 지나가고, 장염이 오는 시간적인 한해가 아니라 질병적인 한 해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하나하나 기억해나갈수록 정말 다사다난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아이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였지만, 그 마음 하나 만으로는 너무나 많은 일들이 고비였고,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IV를 한 번에 성공하지 못하였다고, 아이의 옷을 벗기는 것이 매우 거칠다고, 혈액을 너무 많이 검출한다고, 토니켓을 너무 꽉 묶는다고, 자신의 아이를 제일 먼저 진료하지 않는다고, 등등 보호자들의 수많은 불평들.

그리고 자주색 유니폼을 입은 간호사에게 느껴지는 낯선 감정과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 따라 기분이 변하는 환아들의 상태를 헤아리기에는 아무리 미래형 차세대 소아응급실이라도 그릇이 너무 작고, 한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몇 번이나 눈물을 흘리고,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아파서 눈물을 흘리고 투정부리는 아이들이 간호를 받고서 건강하게 뛰어나가고, 예쁘게 웃어주는 것만으로도 힘들었던 육체가, 힘들었던 마음이 어느새 사르르 아이스크림 녹듯이 사라지는…. 이런 맛으로 하루하루 소아응급실을 생활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소아응급실이 뽀로로나 폴리보다 사랑받지 못하고 환영받지는 못하지만 아이들의 '빠이빠이', 그 한마디로 칭찬이나 다른 어떤 말을 듣는 것보다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끝도 모르고 내려가는 혹한 속에서도 훈훈한 온기가 느껴서 이번 2012년을 감사하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다가오는 2013년 계사년에도 저는 변함없이 소아응급실을 굳건히 지킬 겁니다. 그리고 지금보다 더, 환아들과 가족들의 입장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간호사가 되도록 노력하며 늘 소망하듯 저와 함께 하는 모든 이들이 행복하고, 뜻 깊은 한 해가 되었으면 하고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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