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희귀병 환자에게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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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희귀병 환자에게 희망을
  • 박해성 기자
  • 승인 2012.08.2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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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놀드 키아리 증후군 환자, 강북삼성병원에서 수술 성공

심한 경우 갑작스런 움직임이나 웃음으로 혈압이 상승해 뇌에 압력을 가하며 사망할 수도 있는 희귀병 환자가 강북삼성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희망을 되찾았다.

그 주인공은 몽골인 이네비쉬 씨(53세·여). 몽골에서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퇴직한 이네비쉬씨는 10년 전부터 좌측 팔 주위에 통증을 느꼈지만 넉넉하지 못한 살림에 병원을 찾을 수 없었다. 3개월 전부터는 물컵을 손에 쥘 수도 없고 걷기조차 힘든 상황이 되어 병원을 찾은 결과 자신이 아놀드 키아리 증후군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 건강을 되찾은 이네비쉬 씨와 신현철 교수
아놀드 키아리 증후군(Arnold-Chiari Malformation)은 뇌에 발생하는 희귀질환으로 아직까지 그 발병원인에 대해 정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소뇌의 일부분이 비대하게 돌출돼 척수액이 뇌로 가는 흐름을 방해하며, 흐름을 방해받은 척수액은 척수와 뇌의 비어 있는 공간에 축적되고 물주머니와 같은 형상을 나타낸다. 또한 돌출된 소뇌의 일부분이 비대해져 두개골 아래쪽 바깥으로 뇌가 자라게 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목의 통증을 동반한 두통과 피로, 시력상실, 성대마비 그리고 몸의 말초부분이 저리는 증상이 있다. 추가적으로 메스꺼운 증상과 음식물을 삼키키 어려운 증상과 다리 근육 약화를 보인다. 심한 경우 갑작스런 움직임이나 웃음으로 혈압이 상승할 경우 뇌에 압력이 가해져 사망할 수도 있다.

보통 태어나자마자 증상이 발견되지만 간혹 정상으로 보이다 성인이 된 이후에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이네비쉬 씨의 경우도 성인이 되어서 발견된 사례.

이네비쉬 씨는 온 몸에 알 수 없는 지속적인 통증과 바늘로 찌르는 듯한 이상 감각, 점차적으로 사지에 힘이 빠지는 증상으로 인해 병원을 찾았고 MRI 상 경수에서 요척수 부위까지 전 척수 속이 물집으로 가득 차 있는 다발성 척수 내 낭종이라는 소견을 받았다. 정확한 원인 진단 및 치료가 불가능 했던 상황에 강북삼성병원과 인연이 닿아 신경외과 외래 진료를 받게 됐고 아놀드 키아리 증후군으로 진단을 받았다.

이에 이네비쉬 씨는 8월13일 입원해 뇌와 척수의 연결부위인 두개골 기저부의 대후두공을 확장시키고 필요에 따라 제1 경추부를 동시에 확장시키는 수술과, 뇌와 척수를 싸고 있는 경막을 열고 뇌-척수 연접부의 유착을 제거해 물길을 열어준 뒤 경막 확장술을 시행하는 수술을 17일에 받고 24일 무사히 퇴원했다.

수술을 담당한 신경외과 신현철 교수는 “이네비쉬 씨의 경우 아놀드 키아리 증후군의 특징인 소뇌 부분의 돌출이 두드러진 환자였지만 수술은 깔끔하게 잘됐다. 먼 이국땅까지 찾아와 어렵게 수술을 받게 된 환자가 앞으로 마음껏 웃으며 생활할 모습을 생각하니 개인적으로도 참 보람있는 수술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북삼성병원은 지난 2006년부터 몽골국립피부과병원과 협약을 통해 몽골 의사 연수 및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왔다. 이를 통해 몽골과 우호적 관계를 쌓아 왔으며, 이번 이네비쉬 씨의 수술 지원도 이러한 관계가 바탕이 돼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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