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무료수술 약속 지킨 동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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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무료수술 약속 지킨 동산병원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1.05.3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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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기형 수술 받은 우즈베키스탄 소녀 2차 수술 위해 수소문 끝에 러시아 거주 확인하고 재수술 추진

“15년 전과 마찬가지로 지금도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아요. 저를 잊지 않고 찾아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5월30일 계명대 동산병원에 입원한 김이리나씨(Kim Irina, 27)는 15년 전 얼굴기형 수술을 받고, 2차수술을 위해 어머니와 함께 한국에 온 고려인 3세다. 우즈베키스탄 출생이지만 현재는 요리사 남편과 결혼해 러시아에서 보석회사 세일즈맨으로 살고 있다.

김이리나는 태어나면서부터 양쪽 얼굴뼈 성장이 달라 ‘안와골이소증’이라는 선천성 얼굴기형을 갖고 살고 있다. 1995년 대구남산교회 파송선교사가 우즈베키스탄에 살던 김이리나의 안타까운 모습을 발견했고, 다음해 12살이던 김이리나를 한국에 초청해 동산병원 성형외과 한기환 교수가 수술을 무료로 시행했다. 머리뼈를 잘라 얼굴에 이식하는 큰 수술이었지만 성장에 따른 기형이 다시 발생하므로 성인이 되면 2차 수술이 필요한 환자였다.

한기환 교수는 김이리나가 소녀에서 숙녀가 되었을 때 꼭 다시 수술을 해주마 약속했고, 2011년 6월 그 약속이 15년 만에 이뤄지게 됐다.

김이리나를 찾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동산병원 관계자는 “1996년에 동산병원이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의료봉사를 나갔는데, 안과 이세엽 교수에게 백내장 수술을 받았던 김이리나의 이모할머니가 계셨죠. 다행이 그분과 어렵게 연락이 닿아서 러시아로 시집간 김이리나의 주소지를 파악했고, 초청이 이뤄지게 됐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한기환 교수팀은 김이리나 씨를 6월1일 수술한다. 인공삽입물을 안와골 바닥에 삽입하는 수술과 함께 외안각성형술, 안검하수교정술, 익상편제거술 등 성형외과와 안과팀이 협진하는 대규모 수술이다.

현재 동산병원장이자 수술을 집도하는 한기환 병원장은 5월30일 오후 김이리나씨 모녀와 반가운 재회인사를 나누고, 수술과정을 상세히 설명하며 아름다운 모습을 되찾아 주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술을 하루 앞둔 김이리나 씨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의료진을 100% 믿고 의지하기에 두렵진 않다. 단지 나만 너무 큰 사랑을 받아서 다른 분들께 죄송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이리나 씨와 함께 온 어머니 최폴리나(Tsoy Polina, 55) 씨는 “딸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었다. 동산병원이 딸과 한 약속을 잊지 않고 은혜를 베풀어 주시니 우리 고려인들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될 것”이라며 울먹였다.

이번 초청 수술은 대구남산교회에서 체제비와 여비를, 계명대 동산병원이 수술치료비 전액을 각각 부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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