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계가 시장형 실거래가제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제약협회(회장 이경호)는 10월 1일부터 시행된 시장형 실거래가제와 관련해 대한병원협회, 대한약사회, 한국의약품도매협회와 상호 협력해 합리적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제도를 보완·개선해 나가는데 회무를 집중해 나가기로 했다고 21일 저녁 밝혔다.

제약협회는 최근 시장형 실거래가제를 적용해 실시되고 있는 경희의료원·부산대병원·울산대병원·경상대병원·전북대병원 등의 입찰에서 단독품목은 유찰을 거듭하고, 경합품목은 극단적 저가낙찰로 이어지는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 건강보험 의약품의 특수성과 다양한 역학관계를 무시하고 일률적으로 저가구매를 유도하도록 설계된 제도 자체에 있다고 제약협회는 판단하고 있다. 다만 제약협회는 보험의약품이 국민건강과 직결되고, 국민건강보험을 구성하는 한 축이자 의료인이 질병을 치료하는 데 꼭 필요한 재화임을 감안할 때 보건의료서비스 산업의 미래를 내다보며 대처해 나가야 할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제약협회는 지금처럼 요양기관은 건강보험 의약품을 저가로 구매하고 제약기업은 약가인하를 피하기 위해 상한가 공급을 고수하거나 원내사용 의약품을 극단적 저가로 투찰해 원외사용 의약품 시장을 확보하려는 양극화 현상이 지속된다면 의약품 공급시장의 혼란과 부작용이 끊임없이 속출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는 결국 보건의료산업과 보험의약품에 대한 국민 불신, 공공보험의 불안정, 고가의약품으로의 시장전환에 따른 만성적 건강보험재정 악화, 국내 제약산업의 몰락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

특히 요양기관이 지정입찰을 통해 특정 도매업소에 의약품 공급권을 부여하는 입찰방식은 의료전문인에게 주어져야 할 의약품 선택권과 공급자에게 주어져야 할 가격결정권이 직·간접적으로 도매업소에 주어진다는 점에서 많은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는 것.

제약협회는 제약기업들이 극단적 저가공급과 출혈경쟁을 자제하도록 지속적으로 계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제약협회는 보건의약단체 역시 회원 요양기관과 도매업소들이 단독품목과 경쟁품목에 대한 합리적인 저가거래폭 설정, 원내·외 복수의 처방코드 유지, 입찰과정에서의 추첨방식 개선 등 입찰기준과 방법을 보완·개선해 보험의약품 시장에서 나타나는 지나친 출혈경쟁과 혼란을 예방할 수 있도록 적극 계도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제약협회는 21일자 대한병원협회에 보낸 공문에서 회원 요양기관들이 단독품목과 경쟁품목에 대한 합리적인 저가거래폭 설정, 원내·외 복수의 처방코드 유지, 입찰과정에서의 추첨방식 개선 등 입찰기준과 방법을 보완·개선해 보험의약품 시장에서 나타나는 지나친 출혈경쟁과 혼란을 예방할 수 있도록 적극 계도해 줄 것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