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확산 억제 대책과 향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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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확산 억제 대책과 향후 전망
  • 윤종원
  • 승인 2005.03.0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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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부터 25일까지 베트남에서 개최된 "조류독감 정상회의"는 조류독감을 근원적이고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경각심 고취와 이에 대한 지원 확대의 필요성이 재확인됐다.

조류독감 사태가 더이상 특정지역이나 국가에 국한되지 않는 범세계적인 문제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데다 특히 고(高)병원성 바이러스인 H5N1가 전이돼 인간 대인간 감염을 유발시킬 경우 인류사회에 엄청난 재앙이 초래될 것이라는 사실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유엔식량농업기구(FAO),국제수역사무국(OIE) 등관련 국제기구들은 물론 베트남, 태국 등 피해 당사국들과 미국, 일본 등 공여국들은 조류독감에 대한 근원적이고 체계적인 대책 마련을 위한 공조체제 강화와 지원확대 등에 모두 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최대 피해국인 베트남의 사례에서 입증된 것처럼 H5N1가 단기간에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잠복해 있어 이를 발본색원하기 위해서는 다각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일치됐다.

그러나 작년 태국 방콕에서 개최된 1차 회의 때와는 달리 이번 회의에서는 실현 가능한 대책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재정지원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다시 말해 "실탄"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좋은 대책이라도 결국 공염불에 지나지 않다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 FAO의 조셉 도메넥 가축위생 담당관은 조류독감과 사투(死鬪)를 위해 지금까지 국제사회가 제공한 재정지원 규모가 1천800만달러밖에 되지 않다고 비난한 뒤, 감염 여부를 관찰하고 백신사업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억 달러 이상이 필요하다며 증액을 촉구했다.

그는 피해국이 백신개발.보급사업 등 최소한의 관련사업을 펴는 데만 국가당 1천만 달러 이상이 소요된다고 지적한 뒤, 그러나 피해국에서 가금류 사육기반을 재건하고 향후 재발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보다 종합적인 사업을 전개하려면 이보다 훨씬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WHO도 ▲조류독감 발생 현황 및 대처방안에 대한 정보 공유 확대와 유기적인 공조체제 강화 ▲조류독감의 주전염원 가운데 하나인 오리의 방목 금지와 닭 등 다른가축으로부터의 격리 ▲가금류에 대한 인간 접촉 금지 ▲백신 개발 및 생산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조류독감의 정확한 전염 경로가 아직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차단하기 위한 실천 가능 방안의 하나로 사육에서부터 유통, 도살, 소매 및 소비에 이르기까지 전체 과정에 대한 많은 연구와 정보 공유가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FAO 역시 새뮤얼 주치 축산 및 위생담당관을 통해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 베트남등 대다수 피해국에서 닭과 오리 등 가금류가 비위생적이고 전근대적인 여건에서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사육방식의 전면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조류독감 발생 이후 성급한 완전퇴치선언으로 국제 망신을 자초한 베트남은 ▲정확한 관련정보 제공과 기술.재정지원 요청을 통한 국제 공조체제 강화 ▲조류독감 통제국가위원회 신설과 1만여 명의 방역요원을 동원한 방역활동 확대 ▲엄격한 위생기준과 시설을 구비한 도살시설 확대 등 생산 및 유통기반 현대화 ▲백신 개발과 생산 등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최대한의 협조를 약속했다.

특히 조류독감 사태로 가금류 사육기반의 붕괴 위험까지 직면한 베트남은 조류 독감이 발생한 지역의 경우 박멸이 공식적으로 선언된 뒤 60일이 지나야 재사육을 허용하고, 호찌민 등 일부 대도시에 국한된 가금류 사육 금지조치를 웬만한 중소도 시로까지 확대할 것을 검토하는 등 확산 억제에 부심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태국, 중국, 캄보디아 등 다른 피해국들도 백신투여 및 개발사업 조기 추진과 확대, 가금류 사육과 유통구조 현대화 등을 집중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WHO 관계자는 "피해국들이 WHO나 FAO 등 관련 국제기구들의 권고 내용을 조기에 수용했거나 국제사회가 신속한 기술.재정지원을 피해국들에 제공한 뒤 이를 강력하게 감시했더라면 피해 규모가 훨씬 줄어들었을 것"이라면서 "때늦은 감이 있지만 피해국들과 국제사회가 사태의 심각성을 재인식하고 공동해결책 마련에 나선 것 만해도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FAO 관계자도 "지금으로서는 조류독감 사태가 어떻게 진행될 지 예측하기 힘들다"면서 "가금류와 인간과 접촉 금지와 방역활동 강화 같은 가장 초보적인 권고 사항만이라도 충실하게 이행할 경우 피해를 줄일 수 있을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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