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학 국립영장류연구소의 수크라트 미탈리포프(Shoukhrat Mitalipov) 박사는 붉은털원숭이 암컷으로부터 난자의 핵을 채취해 핵이 제거된 다른 원숭이 난자에 주입한 뒤 이를 수컷 원숭이의 정자와 수정시킨 다음 대리모의 자궁에 착상시켜 쌍둥이 새끼를 출산시키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뒤이어 실시한 또 다른 실험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두 마리의 새끼를 더 출생시켰다.
이는 모계의 유전질환을 유발하는 미토콘드리아DNA 결함이 있는 여성이 이러한 결함이 없는 다른 여성으로부터 기증받은 난자에서 세포핵을 제거하고 그 자리에 자신의 난자에서 채취한 세포핵만을 주입한 뒤 수정시켜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자녀의 DNA 일부를 영구히 바꾸는 것으로 자녀가 부모가 원하는 특징을 갖도록 조작한다는 점에서 윤리적인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핵 바깥에 있는 부분으로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발전소" 역할을 수행하며 세포핵과는 별도로 나름의 DNA를 지니고 있다.
이 미토콘드리아DNA는 매우 취약해 변이되기 쉬우며 미토콘드리아DNA가 변이되면 점진적으로 근육이 약화되면서 사망에 이르는 컨스-세이어증후군 같은 여러가지 유전질환들이 나타난다. 그런데 이런 결함을 지닌 미토콘드리아DNA는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로부터만 자녀에게 유전된다.
머리카락과 눈의 색깔 등 개개인의 특성과 많은 일반 질병의 위험 여부를 결정하는 유전자들은 모두 세포의 핵 속에 들어있다.
미토콘드리아DNA 변이는 1988년 처음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모두 150여가지가 인간의 유전질환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에는 미토콘드리아DNA 변이가 노인성치매, 파킨슨병, 헌팅턴병, 비만, 당뇨병, 암 등 일반적인 질환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되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 최신호(8월26일자)에 발표되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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