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적으로 돈 퍼준다고 없던 의사가 등장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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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적으로 돈 퍼준다고 없던 의사가 등장하나?”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4.09.1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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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노조, 추석연휴 의료기관 건보재정 투입에 강력 비판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이 추석연휴 전후 정부가 지원을 약속한 건보재정 투입을 강력히 비판했다.

건보노조는 9월 12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응급의료 및 추석연휴 건강보험재정 투입방안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회의 발언에서 의료인의 헌신에 대한 보답으로 추석연휴 전후에 한시적으로 진찰료, 조제료 등 건강보험 수가 대폭 인상하고 권역응급의료센터 전문의 진찰료를 평소의 3.5배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건보노조는 “윤석열 대통령은 건보재정이 본인 지갑에 있는 쌈짓돈 정도로 생각하는 모양”이라며 “정말 웃기는 것은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나 홀로 당직을 서야 할 정도로 의료 현장에 의사가 없는데, 추석 연휴에만 한시적으로 돈을 퍼준다고 없던 의사가 등장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즉, 이번 한시적 수가 인상은 ‘추석 보너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며 현실을 진단하고 적절한 대안을 찾는 것이 우선임에도 국민의 동의도 없는 재정 사용으로 ‘언 발에 오줌 누는 것’ 같은 솔루션을 믿을 수 없다는 것.

건보노조의 설명에 따르면 의정갈등으로 인해 비상진료 체계 운영에 투입된 건보재정은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 1조2,000억 원에 달하고, 앞으로도 매달 약 1,900억 원가량의 건보재정이 계속 투입될 전망인데, 타협의 여지조차 없는 상태로 의료공백이 장기화된 현재로선 얼마나 더 건보재정이 투입될 지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건보노조는 “건보재정이 2026년부터 적자로 돌아서고 저출생·고령화로 보험료 수입이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임에도 최근 정부는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국민의 부담 여력 감소와 함께 건보재정이 안정적인 점’을 고려해 올해 건강보험료율을 동결시키는 등 건강보험 재정 안정성에 오히려 적신호를 켰다”며 “최근 필수·지역의료 강화를 위해 건보재정 10조 원을 투입하겠다는 정부의 발표는 건보의 재정건전성은 행정부의 임기가 끝난 후의 일로 치부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건보노조는 이어 “건보재정을 쌈짓돈으로 쓰면서도 정치적 입지를 위해 수입 증대는 막고 지출만 늘려보겠다는 정책 방향은 도저히 상식적이지 못하다”며 “같은 맥락에서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발표한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의 공급체계 방안 역시 기존 건강보험 수가 가산에 가산을 더하는 방식일 뿐 국민의 건강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정부의 잘못된 보건의료 정책과 건보재정 사용의 결과는 건강보험의 공적 기능의 약화, 국민에게 돌아갈 보장성 축소, 실손보험 시장 확대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는 게 건보노조의 우려다.

건보노조는 “건보재정 파탄으로 건보 제도가 유명무실화되면 ‘돈 없는 사람은 질병을 치료할 수도 없는’ 의료 민영화가 바로 국민 눈앞에 놓이게 될 것”이라며 “지금 당장 의료자본을 위한 건보재정 투입을 멈춰야 한다”고 직언했다.

건보노조는 “건보재정은 대통령이 쓰고 싶은 대로 막 퍼주는 재정이 아니다”며 “의료자본을 위해 국민의 피와 같은 건강보험의 미래를 퍼주는 행위를 당장 멈추고 국민을 위한 보장성 강화에 투입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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