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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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나무
  • 박현
  • 승인 2009.07.1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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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이 개원 20주년을 기념해 공모한 환자와 그 가족들의 체험기를 모은 수기집 "희망나무"가 최근 출간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책은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섰던 사람들이 겪은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아낸 감동실화다.

"희망나무"는 민미란 씨가 쓴 ‘신이 내린 엄마들’이라는 수기를 비롯해 총 30편의 입선수기가 실려 있다. 그들 곁에서 아픔과 행복을 함께 느끼며 희망나무의 한쪽 가지가 됐던 의사와 간호사의 이야기 9편도 실려 있다.

또 2008년 저물어가는 한해를 보내면서 서울아산병원 로비에 설치됐던 희망나무 트리에 매달렸던 희망엽서 가운데 100편을 뽑아 함께 실었다.

총 350편 수기 가운데 대상을 비롯한 30편의 입선작을 심사했던 소설가 박완서 씨는 소설작품을 심사하는 것이라면 문학적 잣대로 평가를 하면 되지만 이 수기를 객관적 점수로 매길 수 없었던 어려움이 있는데 그것은 체험수기 자체만으로도 경의를 표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심사소회를 밝혔다.

“글을 보면서 때로는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때로는 안타깝고 때로는 감동해 미소 지었지요.”

이 글들의 공통점은 병을 통해 감사하는 마음을 일깨워준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박완서 씨는 다른 문학작품 심사와 달리 읽는 것이 무척 고통스러웠지만 끝내 읽기를 그만둘 수 없었다고 했다. 읽는 내내 아픈 이들의 병고와 함께 희망까지 옮아왔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 책을 쓴 사람들은 39명으로 평범한 우리 이웃이다. 베스트셀러 저자도 아니고 유명인사도 아니다. 밥을 먹고 일을 하고 잠을 자며 소박하게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이 사형선고를 받거나,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야 하는 통보를 받아야 했다는 것이 우리와 다른 점일 뿐.

글쓴이 중에는 지금 이 순간도 병마와 싸우고 있는 사람이 있다. 혹은 사랑하는 이의 고통을 함께해야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한결 같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병에서 완쾌됐든, 현재 투병중이든 그들의 삶은 행복하다. 소소한 일상이 주는 즐거움, 단지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주는 감사함, 가족의 소중함,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는 기쁨을 죽음 직전에 체험했기 때문이다.

글을 심사한 박완서 씨의 말처럼 이들은 ‘고통의 굴을 뚫고’ 끝내 ‘감사의 빛’을 얻은 사람들이다. 그래서 이들의 글을 읽다 보면 우리가 지금 겪는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마침내 그것을 극복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나도 이겨낼 수 있다는 위로와 희망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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