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AI 사용 경험이 축적되면서 환자의 주관적인 경험에 기반한 질향상 결과를 건강보험으로 보상할 가치가 있는지 설문을 실시한 결과 아직은 시기상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이재태, NECA)은 AI 의료기술의 건강보험 적용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연구결과가 영상의학 주요 국제학술지 Korean Journal of Radiology(KJR)에 게재됐다고 4월 29일 밝혔다. KJR은 2022년 과학저널랭킹(SJR)에서 방사선학·핵의학·영상학 분야 최상위권인 Q1 등급을 받은 세계적인 학술지다.
이 조사는 NECA가 수행한 ‘AI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의 의료현장 적용을 위한 평가방안 마련 연구’(연구책임자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박성호 교수·설아람 NECA 연구위원)의 일환이었다. 의료AI가 제공하는 가치 중 어떠한 가치에 건강보험 적용이 필요한지에 대해 환자와 산업계 종사자, 의료계 종사자, 보건의료 관련 정부·유관기관 관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200명의 의견을 수렴했다.
연구진은 의료AI의 가치는 임상 결과, 경제적 측면, 조직 측면, 비임상 환자중심결과(patient-centered outcome, PCO)로 분류했다. AI 사용 경험이 축적되면서 AI 사용과 연관된 현저한 진단능력의 향상이나 치료효과성이 입증되는 경우는 많지 않고 AI가 PCO 관점의 이익을 제공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알려져 특히 PCO를 주목했다.
PCO는 전통적인 임상 결과와 달리 환자가 보고하는 경험과 삶의 질, 기능성, 웰빙, 신체적 또는 정신적 상태, 편의성과 같은 가치를 말한다.
응답자 중 의료AI의 PCO에 대해 직접 또는 간접 경험이 있는 사람은 10%로 적었다. 건강보험 적용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묻는 문항에서 PCO 관점의 이익을 제공하는 경우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응답자는 74%로 임상 결과, 경제적 측면 등 다른 가치 요소(82.5%~93.5%)보다 유의하게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PCO 이득의 보상 필요성(평균 5.1점) 역시 다른 가치 요소(평균 7.2~5.8점)보다 유의하게 낮았다.
이 결과를 통해 PCO 측면에서 혜택을 입증하는 AI의 보험 적용에 대해서 긍정적인 의견이 충분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주관연구책임자인 박성호 교수는 “본 연구는 의료AI의 독특한 특성을 반영한 개선된 평가방안과 최신의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고자 했다.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아직 의료AI의 임상 평가에서 PCO에 대한 고려는 초기 단계임을 고려할 때, 향후 관련 데이터가 축적되면 PCO의 가치에 대한 의견이 변할 수도 있으므로 추후 관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동 연구책임자인 설아람 연구위원은 “최근 보건의료 분야에 다양한 AI 기술이 개발되고 임상 현장에 도입되고 있다. 본 연구 결과가 의료AI의 적절한 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 근거 창출을 지원하고 안전성 및 효과성이 확보된 AI 의료기술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AI가 제공하는 가치 요소에 대한 설명과 다면적 가치에 따른 AI 의료기술의 유형에 대한 대표 예시는 ‘AI 의료기술의 다면적 가치평가 예시집’을 참고하면 된다. 예시집은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누리집(www.neca.re.kr)에서 내려받을 수 있으며 본 연구에 대한 더 상세한 내용은 5월 중 연구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