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많이 먹는 노인일수록 “내 약 잘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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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많이 먹는 노인일수록 “내 약 잘 몰라”
  • 강화일
  • 승인 2009.03.1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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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성심병원 윤종률 교수팀
나이가 들수록 아픈 데가 늘고, 자연히 약에 대한 관심도 늘어난다. 노인들은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물뿐만 아니라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입하는 약, 성분이 명확하지 않은 약물 등 불필요하게 많은 약을 복용하곤 한다. 그러나 약을 많이 먹는 노인일수록 복용약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그에 따른 부작용 발생이 더욱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한강성심병원 윤종률 교수팀이 2007년 4월부터 2007년 7월까지 서울시내 한 노인복지관의 진료실에 방문한 80명의 노인 환자를 대상으로 지난 4주간 복용한 약물에 대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복용약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환자일수록 복용 약의 수가 많고, 복용약물의 수가 많은 노인일수록 약물 부작용 경험이 많았다.
연구대상 노인 80명의 평균 복용약물 개수는 7.2개였고, 최고 27개의 약물을 복용한 노인도 있었다. 복용하는 약이 무슨 약인지 아는가 하는 질문에 전체 대상자의 50%인 40명이 복용 중인 약물 전체 혹은 일부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약물에 대해 잘 모르는 환자의 평균 복용약물 개수는 13.7개로 약을 알고 먹는 환자들의 6.8개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 또한 부작용을 경험한 환자에서 평균 약물수가 평균 11.8개로 부작용을 경험하지 않은 환자(평균 6.3개)보다 많았다.
약물 부작용은 섬망이나 낙상, 요실금 등을 비롯한 주요 노인병증후군의 매우 중요한 원인인자로 밝혀져 있으며, 실제로 입원노인환자의 30%는 약물복용과 관련된 문제가 원인이라는 보고도 있었다.
노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약물은 고혈압 치료제, 항염 진통제, 류마티즘 치료제, 소화불량, 변비약 등이다. 이러한 약물들은 대부분 적절한 용법을 알지 못할 때 의학적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예를 들면 고혈압 치료제를 쓰던 환자가 혈압이 너무 떨어져 저혈압이 되거나 당뇨병환자에게서 저혈당이 오는 경우 등이 있다.
미국질병통계청이 미국내과학회지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응급실로 실려온 노인 약물부작용 환자의 33%가 그 원인이 항응고제 와파린과 심부전치료제 디곡신, 혈당조절을 위한 인슐린 등 노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약물들이었다고 한다.
특히 한꺼번에 여러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 노인에서는 위장출혈, 변비, 식욕저하, 어지럼증과 낙상, 섬망(정신착란), 불면증, 우울증, 허약증상 등과 같이 애매하고 심각한 증상들이 더 많이 생긴다.
또한 이러한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새로운 약물을 먹고 또 그에 따른 부작용에 시달리는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될 수 있다.
다양한 질환으로 여러 개의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경우 이쪽 병원에서 받은 처방전을 잘 보관하고 있다가 다른 병원에서 진료받을 때 보여주어 처방 약물의 수를 줄일 필요가 있다. 특히 노인 환자의 경우에는 자신의 모든 문제를 상담할 수 있는 ‘노인 주치의’를 정하고 약물 복용에 대해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국도 단골약국을 정해서 다니게 되면, 여러 병원에서 받은 처방을 한눈에 보게 돼 같은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는 경우를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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