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줄기세포 실용화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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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줄기세포 실용화 임박
  • 박현
  • 승인 2008.09.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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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연구팀, 독창적 역분화 연구 선도
서울대병원 심혈관센터 조현재ㆍ김효수 교수팀은 최근 열린 지질-동맥경화학회에서 실험용 생쥐의 피부세포 및 심근섬유아세포에 특정 단백질을 처리하고 배아줄기세포배양 방법을 적용한 결과 만능줄기세포를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질병은 특정 장기의 손상에 따른 기능소실로 정의될 수 있다. 최근 이러한 기능소실을 극복하기 위한 치료의 한 방법으로서 ‘다재 다능한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줄기세포를 이용해 소실된 장기를 재생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심혈관계 및 신경계 질환을 중심으로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궁극적인 줄기세포 치료법을 실현하기 위해 윤리적 문제를 최소화시키면서 환자에 대한 면역 거부반응 없이 효율적으로 개인에 알맞은 맞춤형 줄기세포주를 확립하는 것이 오랜 숙원으로 남아 있다.

2005년 ‘황우석 사태’로 촉발된 윤리적 문제와 ‘원천기술 존재’ 및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존재 논란으로 국내에서 배아 줄기세포 연구 및 치료법 개발은 침체기로 인식되어 왔다.

한편 2006년부터 일본과 미국에서는 체세포의 재프로그램화 및 역분화(reprogramming, dedifferentiation)을 통해 배아줄기세포와 거의 동일한 만능세포를 성인의 체세포로부터 유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기 시작하면서 ‘배아’나 ‘복제(cloning)’라는 개념이 아닌 대안 세포의 원천으로써 새로운 형태의 줄기세포에 많은 관심이 모이기 시작하고 있다.

2006년 8월 일본 교토대학 재생의과학연구소의 신야 야마나카(Shinya Yamanaka) 교수 그룹이 난자 및 수정란을 사용하지 않고, 실험용 쥐의 피부세포에서 신체의 다양한 세포로 분화하는 배아줄기세포와 비슷한 만능줄기세포를 만드는 역분화에 성공했으며 이 줄기세포를 "유도된 다기능성 줄기세포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 iPS cell)"로 명명한 논문이 Cell 지에 게재되면서 재프로그램화 또는 역분화 연구가 줄기세포 연구분야의 핵심주제로 떠오르게 됐다.

일본 연구팀은 배아줄기세포에서 핵심적인 인자 4개(Oct-3/4, Sox2, Klf4, c-Myc)를 ‘바이러스 벡터(운반체)’를 통해 세포내로 주입한 결과 만능줄기세포를 유도할 수 있음을 증명했지만 레트로바이러스(retrovirus; 보통 DNA에서 RNA로 흐르는 정보의 이동을 거스른다 해서 레트로바이러스라 일컬음. 예: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HIV)를 통해 특정인자를 주입하는 방법은 잠재적인 부작용 때문에 실용화되지 못한다.

레트로바이러스는 숙주의 염색체에 무작위로 그리고 영구적으로 통합되는 특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활성화 되어 있을 수 있으며 일정시간 동안은 억제된 후 이후 재활성화(reactivation)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자손 생쥐의 20%에서 유전자의 재활성화로 인해 목부위에 종양이 발견됐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실험용 생쥐의 피부세포 및 심근섬유아세포에 특정 단백질을 처리하고 배아줄기세포배양 방법을 적용한 결과, 만능줄기세포를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배양된 만능줄기세포는 유전자발현이 기존의 배아줄기세포와 거의 흡사하고 시험관 내에서 분화를 유도했을 때 생체를 구성하는 내배엽-중배엽-외배엽 세포로 분화됐으며 생체에 이식한 결과 기형종(teratoma)를 형성해 배아줄기세포와 동등한 만능줄기세포임을 증명했다.

더 나아가 이렇게 만들어진 만능줄기세포를 포배(blastocyst)에 이식했을 때, 성체키메라(adult chimera) 쥐를 만들 수 있음을 증명했다.(검은 생쥐의 포배에 하얀 생쥐로부터 분리-유도한 만능줄기세포를 주입했을 때 줄무늬를 가지는 생쥐가 탄생했다.)

이 연구의 독창적인 방법은 특허 출원되어 있으며 논문은 현재 투고 준비 중이다.

※기존 연구와의 차이점

1.세포주 또는 태아가 아닌 성체에서 분리한 세포를 사용해 만능줄기세포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2.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바이러스를 사용하지 않고 단백질을 이용해 만능줄기세포를 만들어 기존 방법의 최대 약점인 안전성 문제를 해결했다.

3.기존의 배아줄기세포와 유전자 발현이 거의 동일하다.

4.분화능 측면에서도 기존의 배아줄기세포와 거의 동일한 능력을 보인다.

5.생체에 주입했을 때 기형종을 만들었다.

6.포배에 주입했을 때, 키메라마우스를 탄생시켰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병원 심혈관센터 김효수 교수팀(조현재, 권유욱 교수)이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2011년까지 매년 40억원씩 총 2백억원을 지원받는 혁신형 세포치료 연구중심병원 사업단(사업단장 : 박영배 교수)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고 있다.

조현재 교수는 “이 연구의 임상적 의의는 환자의 피부로부터 채취한 일반세포를 만능줄기세포로 역분화시켜 얻은 줄기세포를 다시 원하는 심장세포 혹은 혈관세포 등으로 분화를 시켜 자기의 세포로 손상된 장기를 재생시키는 자가세포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효수 교수는 “배아줄기세포와 같은 만능줄기세포를 만들어 내는 방법 중, 어떤 방법이 가장 적절한지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 성체에서 분리한 일반세포를 이용해 역분화시키는 방법의 장점은 수천 개의 배아를 사용할 필요가 없고 다양한 조직적합성항원(HLA)을 망라하는 줄기세포 은행을 수립하는데 효과적이라는데 있다”며 “환자에서 분리한 체세포로부터 얻어진 역분화 만능줄기세포를 환자치료에 적용하기 위해서 해결해야하는 문제점은 아직 많다. 우선 세포의 안전성을 확보해야 하고 윤리적 이슈에 대한 각계의 합의(consensus)가 이루어져야 하며 역분화-분화의 효율을 높이고 치료효과를 높이기 위한 깊이있는 기초연구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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