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봄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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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봄의 눈
  • 윤종원
  • 승인 2006.10.1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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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마부키 사토시의, 봄의 눈

재료는 좋은데 맛은 별로인 음식이 있다. 물론 요리사의 책임이 제일 클 것이다. 혹시 요리사가 일류 요리사라면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닌 요리를 했을 가능성도 크다.

일본 영화 "봄의 눈(春の雪)"은 이런 느낌을 주는 영화다.

연기력까지 갖춘 일본의 대표적인 청춘스타 쓰마부키 사토시와 다케우치 유코,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로 일본 멜로 영화 사상 가장 많은 관객을 끌어 모은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 여기에 소설 "금각사(金閣寺)"로 유명한 일본 문학의 거두 미사마 유키오의 원작소설이 만났는데도 결과물은 초라하다. 재료가 아깝다는 얘기다. 현대물을 주로 연출했던 감독과 현대물이 익숙한 배우에게는 191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시대물이 버거웠던 모양.

후작 가문의 젊은 후계자 기요아키(쓰마부키 사토시)와 백작가문의 딸 사토코(다케우치 유코)는 어린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다. 기요아키보다 두 살 연상인 사토코는 시간이 갈수록 기요아키에 대한 자신의 사랑도 함께 커가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마음을 전한다.

하지만 사토코에 대한 사랑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기요아키는 사토코의 마음을 몰라주고 매몰차게 밀어내기만 한다.

그러던 중 사토코는 황실 어른들의 눈에 들게 되고, 왕자와 혼담이 오가게 된다. 사토코는 자신의 사랑을 담은 편지를 계속해서 기요아키에게 보내지만 한 통의 답장조차 받지 못한다. 기요아키에게 실망한 사토코는 결국 혼담을 받아들인다.

상대가 황실인지라 사토코의 약혼 소식은 일본 전역에 알려진다. 이후 기요아키는 가슴에 한바탕 큰 동요가 이는 것을 느끼고 뒤늦게 그녀를 향한 사랑을 깨닫게 된다. 이후 이들은 해서는 안될 사랑을 하게되는 비극의 주인공이 된다.

영화 "봄의 눈"은 일본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다. 유키오 탄생 80주년, 사후
35년을 기념해 지난해 일본에서 개봉된 작품. 원작은 유키오의 "풍요의 바다(豊饒の海)" 4부작 중 제1권인 "봄의 눈". 사토시는 지난해 이 작품을 들고 부산국제영화제를 찾기도 했다.

영화에서 가장 눈에 거슬리는 것은 이야기 얼개. 대사와 행동의 개연성이 부족하고, 인물의 감정 변화는 관객을 이해시키지 못한다. 1910년대를 사는 사토시의 연기도 어색하기 이를 데 없다.

위안이 되는 건 일본의 사계절을 담아낸 아름다운 영상. 일본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아기자기한 정원과 당시 상류사회의 모습을 담아낸 건축물이며 집기 등을 보는 재미는 쏠쏠하다.

19일 개봉 예정. 관람 등급 미정.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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