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으로 휘청이는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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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으로 휘청이는 인도
  • 윤종원
  • 승인 2006.09.15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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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와 IT(정보기술) 기업이 빽빽한 인도의 마드라스. 당뇨병이 여성 전통의상인 사리(Sari)만큼 흔한 곳이다.

50세 여성 가남도 남편의 당뇨병 때문에 가짜 금장신구를 두르는 신세로 전락했다. 의료보험이란 찾아보기 힘든 나라에서 족부궤양으로 고생하는 남편의 치료비를 대느라 귀금속을 팔아치웠기 때문이다.

제2형 당뇨병이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무서운 속도로 인도를 강타하고 있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가 14일 보도했다.

한 쪽에서는 굶주림으로 허덕이는데, 다른 한 쪽에서는 당뇨병이 넉넉해진 계층의 수족과 장신구들을 집어삼키고 있는 것이다.

인도의 당뇨병 환자수는 현재 3천500만명에 도달했으며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인도의 현대화와 도시화에 가속도가 붙을 것을 계산하면 미래는 더욱 절망적이다. 뚱뚱해져 제2형 당뇨병 발병위험군에 들어갈 사람들이 11억명이 넘을 것이라는 추계도 있다. 20년 뒤에는 무려 7천500만명이 당뇨병으로 고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2형 당뇨병은 지금까지 선진국에서나 고민해야할 "부자의 질병"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이 병은 미국 등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개도국에도 깊숙이 침투했다. 이탈리아, 독일, 일본에서 당뇨병 환자가 늘고 있지만 산업화와 서구식습관이 자리잡은 바레인, 캄보디아, 멕시코에서도 마찬가지며, 오히려 증가세가 훨씬 빠르다는 지적이다.

인도도 예외가 아니어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당뇨병 환자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으며, 통념과는 달리 젊은층에까지 타격을 주고 있다.

인도인은 유전적 특성으로 선진국 국민보다 10년 일찍 당뇨병에 걸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 절반이 25세 이하인 "젊은 국가" 인도가 앞으로 얼마나 끔찍한 "당뇨 대란"을 맞게될지 예고하는 대목이다.

또 사회가 급변하면서 비만과 당뇨병이 성공의 상징물처럼 돼버렸다. 패스트푸드점에 "과체중이라고요? 축하합니다"라는 광고가 나붙을 정도이다.

마드라스의 성인 가운데 16%가 당뇨병을 앓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의 최다 당뇨병 환자 도시 가운데 하나로 미국 뉴욕보다 빠른 증가수준을 보이고 있다. 당뇨병 전담병원만 3곳이다.

기름진 음식이 싼 미국에서는 빈민층이 운동을 덜 하고 의료보호도 열악하기 때문에 부자들보다 더 뚱뚱하지만 인도에서는 반대다.

생일, 사무실 파티, 장례식 등 모임 때마다 단 것이 빠짐없이 등장할 뿐 아니라 이런 음식은 손님을 맞았을 때 그를 얼마나 환영하는지를 나타내는 척도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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