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내성 박테리아 퇴치 길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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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내성 박테리아 퇴치 길 열어
  • 윤종원
  • 승인 2006.09.1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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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박테리아들 간의 상호 의사소통과 전염 능력을 차단하는 합성물을 고안함으로써 약에 내성을 가진 박테리아 치료를 위한 차세대 항생제 개발에 거보를 내디뎠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이 11일 보도했다.

이 같은 혁명적인 새 접근법은 약에 내성을 갖게 된 박테리아를 박멸하기 보다 양성화시키는 것이 특징이라고 과학자들은 설명했다.

이 합성물은 "녹농균"의 확산을 효율적으로 차단하는 것으로 실험 결과 드러났다.

녹농균은 낭종 섬유증을 앓는 환자들의 폐질환을 야기하고 화상이나 에이즈 등 면역체계 질환자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혈액질환을 발생시키는 박테리아이다.

군대처럼 동료와 의사소통하기 위해 화학적 신호를 이용하는 박테리아 집단은 수용체의 면역체계를 무너트릴 수 있는 충분한 수가 될 때만 공격에 나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박테리아군(群)은 자신들의 수가 충분히 모였다는 화학적 신호가 포착될 때 비로소 성향을 급속히 바꿔 보다 호전성이 높아지고 독성 유전자를 이용해 감염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많은 박테리아군은 또 자신들의 주변에 점액성 물질로 "바이오필름(biofilm)"이란 방어막을 침으로써 항생제에 거의 영향받지 않게 내성을 키우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소는 박테리아군의 최대 80%가 이 같은 보호막을 통해 병원균을 퍼트리는 것으로 2002년 연구에서 추산했다.

위스콘신-매디슨 대학 연구진은 이에 따라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N-아실화 L-호모세린 락톤(N-acylated L-homoserine lactones, AHLs)"으로 불리는 화합물 합성 기술을 개발, 내성 박테리아 퇴치에 전기를 마련했다.

AHLs는 성질이 박테리아가 이용하는 화합물과 비슷하지만 박테리아와 접촉하면 마치 "귀마개(earplug)"처럼 행동하는 특성이 있어 박테리아가 동료를 감지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게 만든다.

이처럼 AHLs는 박테리아들 간의 대화를 단절함으로써 박테리아가 공격에 나서거나 바이오필름을 만들 수 없게 만들어 전염을 예방하는 것이다.

연구 책임자인 헬렌 블랙웰 박사는 AHLs를 이용해 녹농균에 감염된 장기들의 생명을 연장하고 마침내 AHLs로 하여금 특정 박테리아군을 공격하게 하는 방법을 개발했다면서 이는 유익한 박테리아의 파괴 없이 장 감염을 방지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랙웰 박사는 "새로운 박테리아 치료법이 시급히 요구된다"면서 "박테리아의 의사소통을 단절해 독성 형성에 간여할 수 있는 능력은 새로운 박테리아 치료법을 반영하며 임상적으로 시의적절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10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 화학협회 연례회의에서 공개된 이번 치료법은 향후 폐결핵과 같은 질병 치료에 유용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전세계의 폐결핵 환자는 현재 1천500만명에 이르며, 현재 약품으로 완전히 치료될 수 없는 치명적 폐결핵이 전세계로 확산할 수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주 경고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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