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우고 빨래하고 꽃도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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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우고 빨래하고 꽃도 키워
  • 김완배
  • 승인 2006.07.05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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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메디코, 폐기물 소각시 발생하는 열 이용 병원세탁업 진출
경부고속도로 오산램프에서 나와 용인쪽으로 10분 정도 가면 하늘을 향해 높게 치솟은 굴뚝에서 하얀 연기를 내뿜는 공장을 볼 수 있다. 병·의원에서 배출하는 각종 감염성폐기물을 태워 처리하는 업체인 (주)메디코의 용인 공장이다.

(주)메디코는 3년전 경기도 용인시 남사면 진목리에 자리잡고 종합병원 72곳을 비롯, 2만여곳의 병·의원에서 나오는 감염성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다. 동양 최대의 감염성폐기물 공장답게 37%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주)메디코는 감염성폐기물 소각공장을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폐열에 주목했다. 감염성폐기물 소각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그대로 버리는 것이 아까워 남는 열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 온수가 많이 필요한 업종을 모두 꺼내놓고 고민하다 꽃을 키우는 화훼사업과 병·의원 세탁물을 처리하는 병·의원 전문세탁사업으로 사업범위를 좁히고 우선 세탁사업부터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화훼사업과 세탁사업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 온수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에너지인데, 소각로 운영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수를 사용할 수 있으니 연료사용에 소모되는 비용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

(주)메디코는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데서 절약한 비용을 최상의 세탁설비를 갖추는데 돌려 병·의원 세탁물 외주용역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세탁물 훼손과 손실율을 최대치로 낮출 수 있게 해 품질 경쟁력을 최대치로 높였다. 병·의원 세탁물을 외주업체에 맡기면 훼손율과 손실율이 높은 것은 외주업체들이 대부분 영세업체라 낡고 작은 세탁기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메디코는 기존 대형 세탁설비보다 25%나 비싼 설비를 도입하더라도 현재 시장가격을 맞출 수 있다고 판단하고 3대째 대형 세탁기만 만들어온 일본의 토센사와 2대의 대형세탁기를 도입하는 계약을 4일 오후 1시30분 용인공장에서 체결했다. (주)메디코는 대형세탁기는 물론 세탁물을 다림질하고 접어주는 설비를 만드는 토센사와도 설비도입계약을 체결하고 소각로 공장옆 세탁공장에 연속식 세탁라인 2기를 갖출 예정이다. 올 11월에 세탁설비가 들어오고 설비가 끝나면 내년 2월부터는 본격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메디코가 도입한 세탁설비는 하루 10시간 가동을 기준으로 하루에 38톤을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아산병원에서 하루에 나오는 세탁물량이 10-11톤 정도인 것을 감안할때 아산병원 정도의 대형병원 4곳 정도의 세탁물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 현재 병·의원 세탁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천안의 ㅅ 사의 하루 세탁물량이 20톤이란 점을 볼때 시장진출과 동시에 업계 선두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병·의원 세탁시장은 60여곳의 업체가 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대형 설비라인을 갖춘 곳은 2곳에 불과하고 대부분 10년이 지난 낡은 설비를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나마도 수도권 인근에 있는 업체도 많지 않아 일부 대형병원들의 경우 외주비용보다 훨씬 비싼 비용을 들여가며 자체 세탁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전라남도에 있는 업체에 외주를 맡긴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메디코는 병·의원 세탁시장 진출과 동시에 경쟁력을 갖춘 업체로 출발할 수 있게 됐다.

박용한 회장은 병·의원 세탁시장 진출과 관련,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데서 절약된 비용으로 세탁물을 맡기는 병·의원들의 만족도를 최대한 높여주겠다”고 밝혔다. 50억원이 넘는 세탁설비를 갖추는데 소요된 비용을 에너지비용에서 되찾을 수 있기때문에 현재 시장가격으로도 운영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박 회장은 이어 세탁과정에서 배출되는 폐수처리에 대해선 “예상되는 배출량인 300톤중에서 250톤은 재사용하고 나머지 50톤은 슬러지로 만들어 처리해 폐수 자체를 방류하지 않는 방법을 구상중”이라고 말했다. (주)메디코가 값이 비싼 토센사 세탁기를 도입한 것도 폐수발생문제와 무관치 않다. 토센사 세탁기는 1 Kg을 세탁하는데 10ℓ의 물이 필요한 다른 세탁기와 폐수발생량이 상대적으로 적기때문이다.

(주)메디코는 용인공장 세탁공장이 성공하면 포천과 경북 영천공장에도 똑같은 세탁설비를 갖추고 세탁업에 나설 예정이다.

(주)메디코는 또 공장 인근에 화훼사업을 위한 부지를 매입하고 인근지역 주민들과 공동으로 화훼사업을 벌일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김완배·kow@kh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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