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기 회장이 일군 ‘한미그룹’, 경영권 다툼으로 깜깜한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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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기 회장이 일군 ‘한미그룹’, 경영권 다툼으로 깜깜한 미래
  • 박해성 기자
  • 승인 2024.03.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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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숙·임주현 모녀 vs 임종윤·임종훈 형제…OCI와의 통합에 가족 간 분쟁
28일 주총 앞두고 노골적인 난타전…누가 이기든 기업 이미지 실추는 명확

국내를 넘어 글로벌 제약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기반을 다져낸 고 임성기 회장의 한미그룹이 가족 간의 경영권 다툼으로 인해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한미그룹(회장 송영숙)이 OCI 그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송영숙·임주현 모녀와 임종윤·임종훈 형제의 가족 간 분쟁이 돌이킬 수 없는 경지까지 다다랐다.

송영숙 회장은 한미그룹과 OCI 그룹과의 통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딸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을 앞세웠고, 이 과정에서 소외된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형제가 이에 반발하며 불화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다.

3월 28일 예정된 주주총회가 가까워지자 서로를 향한 비난의 화살은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OCI 그룹과의 통합을 결정할 이사회 구성을 앞두고 임성기 선대 회장과 각별한 사이였던 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캐스팅보트로 부각됐다.

조금이라도 많은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양측이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고 있던 중 최근 신 회장이 그룹 통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임종윤·임종훈 형제의 손을 잡자 형세는 임종윤·임종훈 형제에게 유리한 분위기로 흘러갔다.

이후 서로를 향한 더욱 원색적인 공격이 쏟아졌고, 한미그룹은 지난 25일에는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사장과 한미약품 임종훈 사장의 해임을 통보했다.

한미그룹은 이 분쟁을 초래한 원인이 두 사장에게 있으며, 이로 인해 회사에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야기했고, 회사의 명예나 신용을 손상시키는 행위를 지속했기에 두 사장을 해임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송영숙 회장은 26일 ‘결단과 소회’라는 입장문을 통해 고 임성기 회장을 이을 후계자로 장녀인 임주현 사장을 지목한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송영숙·임주현 모녀는 OCI그룹과의 통합은 한미의 정체성과 로열티를 지키면서, 한미의 미래가치를 높여 주주 전체의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결단이었다며, 임종윤·임종훈 형제는 결국 해외펀드에 지분을 매각하는 방법을 모색해 그룹의 미래를 망칠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임종윤·임종훈 형제는 OCI 그룹과의 통합은 통합이 아닌 합병, 즉 한미를 OCI 그룹의 밑에 종속시키는 일이 될 것이라며 한미약품 그룹의 DNA를 잃지 않기 위해 통합을 반대하고 나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 모두 한미그룹의 밝은 미래를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승자가 누구이든 이번 분쟁으로 인한 한미그룹의 이미지 실추와 그로 인한 피해에 대한 책임은 반드시 짊어져야 할 큰 숙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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