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내년 HIMSS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
상태바
[기자수첩] 내년 HIMSS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4.03.26 04: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윤식 병원신문 기자. ⓒ병원신문.
정윤식 병원신문 기자. ⓒ병원신문.
정윤식 병원신문 기자.
정윤식 병원신문 기자.

3월 11일부터 15일까지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HIMSS 2024 글로벌 헬스 전시회(HIMSS Global Health Conference & Exhibition, HIMSS 2024)’가 열렸다.

대한병원협회는 이번 HIMSS(힘스) 참관이 두 번째인데, 필자는 병원신문의 기자 자격으로 동행했다.

인생 첫 미국 방문, 병원신문 입사 이래 나간 첫 해외 출장이기에 걱정 반 기대 반의 마음으로 HIMSS를 온몸으로 느꼈다.

HIMSS는 미국 보건의료 정보관리시스템협회(Healthcare Information and Management Systems Society)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의료 정보 통신기술 관련 최고 권위를 가진 국제행사로, 올해 행사에는 전 세계 약 1,100개 이상의 기업과 2만5,000여 명의 관계자가 대거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그곳에 병원협회와 함께 기자로서 발을 디딜 수 있었던 점에 무한한 영광을 전함과 동시에 국내에서 열리는 비슷한 형태의 전시회를 참관했을 때와 다른 느낌을 일부 언급하고 싶다.

우선, 더이상 인공지능(AI)은 특별한 혁신 기술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HIMSS에 참여한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은 AI 솔루션을 무언가 대단한 또는 특별한 기술인 것처럼 홍보하지 않았다.

단지, AI 기술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자사는 어떻게 활용하고 있으며 실제로 어디까지 구현할 수 있는지를 알렸을 뿐이다.

이제는 AI가 미래 보건의료 분야에 있어서 기본 옵션이 된 것이고, 이제는 기술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일이 경쟁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라는 사실을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두 번째로 대한민국 국가대표 기업들의 약진이 두눈으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이번 HIMSS에서 꽤 많은 수의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들도 앞서 말한 것처럼 AI 기술의 기본 탑재를 전제로 전 세계 바이어들에게 대한민국의 기술력을 자랑했다.

실제로 국내 기업들은 HIMSS 현장에서 그간 이룬 성과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임상 활용 경험 등을 소개하며 글로벌 기업 및 의료기관을 포함해 국내·외 다양한 기관들과 협렵 방안을 논의했다.

물론 글로벌 행사였기 때문에 국내에서 매년 가을에 열리는 대한병원협회 주관의 KHF(K-HOSPITAL+HEALTH TECH FAIR) 등의 전시회만큼 다양한 국내 기업들이 발을 붙이진 못했다는 것은 아쉽지만, 이들이 HIMSS에서 얻은 경험을 발판삼아 역으로 한국에서 전 세계 참관객들을 맞이할 준비와 역량은 충분하다는 것이 확인됐다.

세 번째, 기술력보다 중요한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의 중요성이 절실했다는 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HIMSS에 참여한 국내 기업들은 자사의 기술력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이를 어디까지 진화시킬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은 듯한 모양새였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은 그 뛰어난 기술력을 정부가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외국 기술 기업들은 여러 시도와 도전을 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법적인 규제를 열어주고 있는데, 국내는 제도 미비 등으로 인해 기술이 아이디어 수준에서 또는 구현 수준에서 그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먼저 돌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인데, 자칫 전 세계 모든 선진국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뛰어들고 있는 미래 보건의료계 산업 시장에서의 선점 노력에 자칫 대한민국만 뒤처지는 일이 발생하지는 않을까 염려된다.

이는 병원협회 참관단을 진두지휘한 박진식 병원협회 사업위원장의 한 마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박진식 사업위원장은 HIMSS 2024 일정을 끝마치고 “머뭇거리다가 자칫 실기하면 영영 선진국 대열에 들어가는 꿈을 꾸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든다”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 HIMSS 2025는 필자에게 많은 기대감을 심어줬다.

병원협회 앞장서서 정부·병원계·산업계가 전 세계적 미래 보건의료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할 의지를 보였기 때문인데, 그 시작은 오는 10월 2일부터 4일까지 코엑스에서 동시 개최되는 ‘HIMSS 2024 아시아·태평양 건강 콘퍼런스(HIMSS 2024 APAC Health Conference & Exhibition)’와 ‘KHF 2024’가 될 전망이다.

‘KHF 2024’와 ‘HIMSS APAC 2024’ 동시 개최를 신호탄으로 국내 기업들의 더욱 진일보한 열정과 정부의 열린 자세가 합쳐진다면 내년 ‘HIMSS 2025’에는 더 많은 수의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릴 것으로 기대된다.

그 무엇도 장담할 수 없지만, 적어도 병원협회 차원에서 실기하지 않겠다는 뜻과 그 중요성을 절감하고 돌아온 만큼 오늘보다 나은 내일은 반드시 올 것이라고 믿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