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여 의사 의료붕괴 경고 시국선언 연대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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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0여 의사 의료붕괴 경고 시국선언 연대 서명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4.03.1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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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박한 의료 위기에 대한 정부의 해결 의지 촉구
교수 및 전문의 실명으로 시국선언…연대 서명 사이트 운영

지난 3월 8일 전국의 수련병원 소속 교수와 전문의들이 16명이 실명을 밝히고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이후 3월 17일까지 8,000여 명의 의사들이 연대서명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국선언 연대서명 온라인 사이트 운영진은 3월 18일 수련병원 소속 교수와 전문의 5,017명, 기타 소속 의사 2,897명 등 총 7,914명이 시국선언 연대서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운영진은 임박한 의료붕괴의 위기 앞에 정부가 해결을 위한 진정성과 적극적 의지를 가지고 대화를 위한 방안 마련을 제안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시국선언서에서 “정부가 오랜 시간 의료의 근본적 문제를 방치한 채,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공정한 논의 대신 일방적인 정책 추진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수련병원의 교수 및 전문의들은 전공의를 보호하고 지지할 것”이라며 “진정한 의료개혁을 위한 자기성찰과 변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의료붕괴를 경고하는 시국선언 사이트 캡쳐 화면
의료붕괴를 경고하는 시국선언 사이트 캡쳐 화면

특히 시국선언에 참여한 이들은 수련 과정에 있는 전공의들의 공백만으로도 우리나라 의료 체계가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하는 취약한 체계의 한계를 지적하고 오늘의 현실은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적 지원이 얼마나 부족했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며 진정한 의료 개혁을 위해 정부는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추구하는 일선 의료진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안전하게 지켜질 수 있도록, 그간 진료에 전념하였던 교수들 또한 의료의 제도와 사회적 역할에 대해 보다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극단적 갈등 상황으로 치닫는 과정에서 가장 심각한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이들은 바로 국민들이라는 사실을 절실하게 깨닫고, 임박하는 의료 파국을 피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노력과 해결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수련병원 소속 교수 및 전문의들은 정부의 더욱 적극적인 타협과 대화 의지를 강력히 요구한다며 이들은 전공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진료 업무에 전념하고 있지만, 정부가 이미 사직 불허에서 시작해 면허 취소, 취업 제한과 같이 기본권 침해 가능성이 높은 억압적인 방안의 강도를 점차 높여가고 있고 의정 간의 긴장과 갈등을 심화시켜 의료 위기를 더욱 심각한 단계로 몰고 간다고 경고했다.

더욱이 의료계는 정부가 현재 직면한 의료 붕괴의 위험에 대해 무방비 상태에 있음을 비판하고 있다. 의료계는 이러한 양상이 지속될 경우, 의료 역량의 한계로 인해 국민 건강과 생명에 대한 위험이 상당한 수준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필수의료를 포함하는 전체 의료 체계의 기본 구조를 위협하며 의료의 미래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끝으로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수 및 전문의들은 정부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및 필수 의료 지원 패키지에 대해 전면 재검토 입장을 밝히고, 의료계와의 적극적인 소통 및 협의 과정에 나서야 한다며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의료 체계와 가치의 보호를 위해 교수, 전문의들은 현재 최선을 다하고 있고 올바른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래는 시국 선언문 전문.

2024년 의료 붕괴를 경고하고 의료개혁을 촉구하는 전국 수련병원 소속 교수 및 지도전문의 시국선언

현재 정부의 일방적인 의료 정책 추진은 대한민국의 우수한 의료체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우리는 최일선에서 환자를 돌보는 의사로서 빠른 시일 내에 이 사태가 종식되지 않을 경우 전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심각히 위협받을 것임을 깊이 우려하는 바이다. 의료 현장의 전선에서 헌신적으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전국 의과대학 및 수련병원 소속 교수 및 지도전문의들은, 우리의 양심과 직업적 소명에 따라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1. 우리는 필수의료의 붕괴와 지방의료의 위기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준엄하게 묻고자 한다. 정부는 대한민국의 탁월한 의료를 자랑해오면서, ‘값싼 의료’의 뒤에 숨겨진 의료진의 과도한 부담은 간과하였다. 지난 20년 동안 의료계가 필수의료의 쇠퇴와 그에 대한 근본적 해결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조했음에도 정부는 이러한 경고를 무시했다.

2. 우리는 정부가 필수의료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는 중증, 응급, 그리고 지역 의료 붕괴이다. 일방적인 ‘필수의료 지원’ 정책이 결국 현장에서 외면 받고 실패를 거듭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오늘도 이를 반복하며 의료계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3. 우리는 정부가 의대정원 증원을 포함한 의료 정책에 대한 비판적 논의에도 열려 있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정부는 급격한 증원이 수반하는 실질적 문제와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4. 우리는 정부에게 전공의들을 향한 위압적 발언과 위협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전공의들은 피교육자로서 더 이상의 수련을 포기했을 뿐 환자를 버리고 떠난 것이 아님을 천명하는 바이다. 전공의들이 각각 흩어진 것은, 정부가 의료계와의 협의를 완전히 단절하고 통제와 억압만으로 어떠한 저항이나 반론도 허용하지 않는 상황에 대한 분노, 극심한 좌절감과 무기력함의 절박한 표현이다. 우리는 그 심정을 깊이 공감하며 이들을 끝까지 보호하고 지지할 것을 약속한다.

5. 우리는 정부가 필수의료 붕괴와 지방의료 몰락을 구제할 대책을 제시하여 전공의들과 현장에 종사하는 의료진들의 비판적 의견 또한 수용하고 함께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정부가 이러한 최소한의 의지조차 보이지 못하고 의료 대란의 위기로 치닫고 있는 현 상황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국민들은 정부의 무모하고 무책임한 모습에 대해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다.

6. 우리는 국민, 의료계, 그리고 정부의 협력을 통한 진정한 의료 개혁의 시작을 간절히 바란다. 우리는 의료의 핵심 주체로서 시민적 가치에 부합하는 책임과 윤리를 명확히 인식한다. 또한 의료계 전반이 더 높은 수준의 전문가 정신을 바탕으로, 용기 있는 자기 성찰과 변화를 추구하는 데 적극 참여할 것을 선언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올바른 의료개혁과 미래의료의 발전을 추구하는 주체로서 필요한 책임을 다할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의료체계의 가치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정부는 의사들을 척결의 대상이 아닌 의료개혁의 동반자로서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 정부의 토끼몰이식 강경대응이 초래한 의료 붕괴는 결국 국민에게 고통으로 돌아갈 것이다. 모든 이해관계자들은 이성을 되찾고, 정부와 의료계 대표는 함께 허심탄회하게 합리적 방안을 논의하여 해법을 도출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환자를 위해 현장에서 사력을 다하며 매일을 버티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한계에 다다르고 있으며, 최악의 의료 파국이 임박하고 있음을 강력히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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