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5색’ 의협 회장 후보들…‘의대증원’ 저지에는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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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 5색’ 의협 회장 후보들…‘의대증원’ 저지에는 한 목소리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4.02.28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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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본격 막올라…후보자 첫 정견발표회 개최
중점 추진 회무 성격·방식 다르지만, 의대정원 증원 불합리함 비판에는 합심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 첫 정견발표회 전경. ⓒ병원신문.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 첫 정견발표회 전경. ⓒ병원신문.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후보자 5인의 첫 정견발표회를 시작으로 약 한 달간의 선거 레이스가 시작된 것.

이들은 각자의 개성을 뚜렷하게 나타내는 중점 추진 정책에서는 ‘5인 5색’을 보였으나, 현재 의료계의 ‘이슈 블랙홀’인 의대정원 증원만큼은 이구동성으로 불합리함을 외쳤다.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고광송)는 2월 27일 의협 회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제42대 의협 회장 선거 후보자 합동 정견발표회(중앙)’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회를 통해 △기호 1번 박명하(서울특별시의사회 회장) △기호 2번 주수호(35대 의협 회장·미래의료포럼 대표) △기호 3번 임현택(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미래를생각하는의사모임 대표) △기호 4번 박인숙(전 국회의원·업그레이드의협연구소 대표) △기호 5번 정운용(부산경남 인도주의실천시민연합 대표) 후보자들 각각은 차기 의협 회장에 출사표를 던지게 된 계기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했다.

우선, 의협 회장으로서 반드시 추진하고 싶은 정책에서는 후보자 5인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정운용 후보(기호 5번)는 의료개혁을 위해 의협 집행부의 독단적인 결정이 아닌 의사 사회 내 광범위한 토론을 지속해서 열겠다고 약속했다.

정 후보는 “중앙의회와 지방의회, 정부 부처 등을 포함한 의료개혁위원회 TF를 만들어 국민과 함께 의료개혁을 이끌겠다”며 “의협이 권익단체를 넘어 민주주의 전문가단체로 거듭나기 위한 변화의 첫걸음을 떼겠다”고 다짐했다.

박인숙 후보(기호 4번)는 의협부터 변해야 개혁이 완성된다며 국회의원 출신이라는 장점을 살려 의료계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지속성과 연속성 있는 회무추진을 공약 정면에 내세웠다.

박 후보는 “머리띠를 두르고 국회만 왔다 갔다 한다고 해서 의협의 정치력이 커지는 것은 아니다”며 “국회 경험을 살려 의협, 정부, 국민을 연결하는 노하우를 발휘해 의사단체의 정치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겠다”고 말했다.

임현택 후보(기호 3번)는 필수의료에 대한 모탈리티 컨퍼런스 확립, 연구 및 홍보 기능의 강화 등을 공약 전면에 내세웠다.

임 후보는 “정부가 필수의료 몰락에 대한 원인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만큼 의협 차원에서 기록을 남겨두고, 왜곡된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연구기능을 강화하겠다”며 “의사들이 불리한 지형에서 싸우지 않도록 언론부터 우리 편으로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주수호 후보(기호 2번)는 의료 붕괴의 원인은 그동안 잘못된 정책의 누적 때문이라며 의사의 본질을 지키는 정책을 추진해 대한민국 의료의 붕괴를 막겠다는 다짐을 건넸다.

주 후보는 “위헌적인 강제지정제 및 단체협약제 철폐, 사이비 의료 퇴치, 의사회원 보호, 강력한 자정 활동 등을 통해 선량한 다수 의사 회원을 보호하겠다”며 “의협을 통해서만 의료계의 불만·요구가 정치권과 정부로 전달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명하 후보(기호 1번)는 매번 사면초가의 위기에 놓이는 의료계가 앞으로 단일대오로 뭉쳐서 움직일 수 있도록 14만 회원들과 투쟁·협상 전 과정을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박 후보는 “합리적인 의료전달체계 구축, 의료인 면허 취소법의 전면 개정, 전문가 평가제 활성화를 통한 한국형 면허관리원의 정착 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 수가 계약 시스템, 비급여 통제 정책 등의 합리적인 변화를 꾀하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왼쪽부터) 기호 1번 박명하 후보, 기호 2번 주수호 후보, 기호 3번 임현택 후보, 기호 4번 박인숙 후보, 기호 5번 정운용 후보.
(사진 왼쪽부터) 기호 1번 박명하 후보, 기호 2번 주수호 후보, 기호 3번 임현택 후보, 기호 4번 박인숙 후보, 기호 5번 정운용 후보.

다만, 의료계 최대 이슈인 의대정원 증원만큼은 단 할 발자국도 양보할 수 없다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의협 회장 후보자 5인의 공통된 입장이다.

박명하 후보는 “사면초가의 위기 상황에서 단일대오가 무너지면 절대 안 된다”며 “의사 회원 전체가 의대정원 증원의 불합리함에 한목소리를 낼 때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저항운동이 빛을 발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주수호 후보는 “정부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환자를 죽이는 길”이라며 “정부와 협상하기 위해 환자를 죽이는 길을 선택할 수 없는 만큼 타협이 아닌 원칙의 문제로 접근하겠다”고 못 박았다.

임현택 후보도 “일반 대학의 정원 감소에 맞춰 의대정원도 감축을 요구할 것”이라며 “앞으로 국가를 먹여 살릴 반도체, 배터리, 우주·자연공학 등 교육계와 연합해 감축 정책을 관철하겠다”고 말했다.

박인숙 후보는 “의사가 없어서 의대정원을 늘린다는 발상은 오히려 젊은 의사들을 떠나게 만들고 있다”며 “현 정부가 바라는 것은 아마도 의사 파업과 이로 인한 의료대란, 사회의 혼란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운용 후보는 “개인적으로 의사 증원이 필요하다고 일관되게 주장했으나 공공의대 신설과 지역의사제가 병행되지 않으면 의미 없다”며 “가장 최악으로 생각하는 그림은 정부와 의협 비대위가 일정 수준에서 타협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협 선관위는 이날 첫 정견발표회를 시작으로 향후 총 7회(대한병원의사협의회·바른의료연구소, 한국여자의사회, 광주광역시의사회·전라남도의사회, 대한개원의협의회, 경상남도의사회, 대한의학회·대한기초의학회·대한민국의학한림원·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의협 출입기자단)의 후보자 토론회를 추가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같은날 오후 의료법 위반죄(업무개시명령 위반죄, 의료법 59조 제2항, 제88조) 및 업무방해죄(형법 제314조)를 교사(형법 제31조)·방조(형법 제32조)한 혐의로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박명하 의협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노환규 전 의협 회장, 인터넷상에 선동 글을 올린 성명불상자 등 5명을 경찰에 고발해 의료계의 강력한 저항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교사란 타인을 통해 범행을 결의·실행하게 하는 행위, 방조는 범행의 결의를 강화하거나 도와줌으로써 범죄를 간접적으로 돕는 행위를 의미한다.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 후보자 5인. ⓒ병원신문.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 후보자 5인. ⓒ병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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