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실낱같은 희망 보인다
상태바
의정, 실낱같은 희망 보인다
  • 최관식 기자
  • 승인 2024.02.23 18: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대정원 증원 규모는 이견 팽팽하지만 속도조절 통한 ‘출구전략’ 기대감 고조
필수의료 패키지 의료계 우려하는 부분 관련해서도 향후 추가 논의 가능 언급

전공의 집단이탈로 의료공백 사태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와 정부 간 큰 틀에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실낱같은 희망이 양자 토론에서 비쳤다.

의정이 의대정원 증원 규모에 대해서는 양보없는 대립을 이어갔지만 속도조절을 통한 논의는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는 앞이 보이지 않는 폭주기관차 같은 대립 양상에서 유일한 출구전략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필수의료 패키지 전면 폐기를 주장하는 의료계에 대해 정부는 향후 추가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과 김택우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은 2월 23일 KBS1 ‘사사건건’ 생방송에 90분간 출연해 맞토론을 벌였다.

박 차관과 김 위원장은 이날 토론에서 의대정원 증원 규모에 대해서만 이견을 보였을 뿐 국민건강과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발전적인 미래에 대한 견해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의대정원 증원과 관련해서도 규모는 의정 모두 요지부동이지만 속도조절을 위한 추가 논의는 가능하다는 데까지 논의가 접근해 해법 모색에 대한 기대감을 자아냈다.

이날 김택우 위원장은 정부가 의대정원 증원 규모를 2천명으로 못박으면서 더 이상 논의의 여지를 없앴다고 말하자 박민수 차관은 “(의대정원 정원 규모)를 논제로 삼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며 “속도 조절을 포함해 다른 방법을 찾아보려면 만나서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박 차관은 논의를 위해 빨리 환자 곁으로 돌아와 대화를 시작하자고 덧붙였다.

또 의료계의 필수의료 패키지 전면 폐기 주장과 관련해 박 차관은 “처음 발표했을 때 의료계에서 환영의 뜻을 표했고, 현재 의료계에서 걱정하는 부분은 전체 보고서에서 아주 작은 부분이며 앞으로 얼마든지 추가 논의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의사인력 부족 문제에 대한 인식 역시 의정이 큰 틀에서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김택우 위원장은 “고령화로 인해 70~80% 정도 의료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점은 맞다고 본다”며 “다만 국민의 건강관리 수준이 올라가고 AI 발달로 인한 업무 감소, 또 의료 이용의 거품을 감안하면 1만명 증원보다는 의사수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차관은 “(위원장께서 말씀하신) 내용을 모두 반영해 추계한 결과”라며 “공급의 효율화가 되더라도 보완적으로 줄일 수는 있지만 워라밸을 강조하는 가치관의 변화 등을 감안할 때 기본 줄기의 흐름을 바꿀 만큼은 아니다”고 했다.

또 필수의료 기피현상에 대한 해법에 대해서도 의정은 비슷한 인식을 드러냈다. 수가 인상을 통한 보상 강화와 의료사고 안전망 마련, 의학교육의 질 저하 등에 대해 약간씩 이견은 드러났지만 큰 틀에서 향후 협의를 통해 좁혀나갈 여지를 보였다.

특히 정부는 향후 전공의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현 의료시스템을 전문의 중심으로 개편하기 위해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가 모두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이날 생방송에서 전화로 연결된 중증질환자연합회 안선영 이사는 정부와 의료계가 환자들을 내팽개쳤다면서 병원과 정부, 의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안 이사는 “의사들만 밤새워 공부하고 열정을 갖고 도덕성을 담아 본인의 직업을 선택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모든 직업인이 각자의 소명의식과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살고 있는데 (이번 의료공백 사태는) 의사들만 특권을 가진 것처럼 얘기하는 것을 저희 환자들께서 매우 불편해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