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현장 혼란…고지혈증 검진주기 4년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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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현장 혼란…고지혈증 검진주기 4년 ‘이제 그만’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3.11.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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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된 후 진단 후 투약 동기 유발 부족 문제
생활습관 점검해 관리하는 최근 추세에 역행…하루빨리 2년으로 환원해야

고지혈증 국가건강검진 주기를 하루빨리 2년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다.

검진주기를 4년으로 변경한 이후 환자와 의사 간의 불필요한 갈등 발생을 비롯해 진단 후 투약 동기 유발도 부족하고, 생활습관을 통해 건강을 미리 점검·관리하려는 최근 추세에 역행한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건강검진학회(회장 신창록, 이사장 박근태)는 11월 19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개최한 ‘2023년 제6회 추계학술대회’ 기념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현재 일선 의료현장에서는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이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2022년 발표한 ‘이상지질혈증 통계자료(Dyslipidemia Fact Sheet)’에 의하면 이상지질혈증은 40대 이상 남성에서 55% 이상의 유병률을 보이는 다빈도 질환이나 질환에 대한 이식률은 60%대로 낮고 치료율도 55%, 조절률은 그보다 너 낮은 47%에 불과하다.

이처럼 이상지질혈증이 다빈도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관리가 되지 않는 원인을 검진주기의 연장에서 찾은 건강검진학회다.

신창록 회장은 “국가건강검진은 검진기관의 질 관리가 보장돼야 하고 검진항목 및 주기의 경우 인구통계학적 특성과 질병 발생 양상, 건강보험체계 등을 고려해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후 논의·결정돼야 한다”며 “그러나 2018년 고지혈증 검진주기가 기존 2년에서 4년으로 연장된 이후 검진항목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보니 검사가 되지 않고 진단 후 투약에 대한 동기 유발도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환자들은 검진주기가 변경됐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로 인해 다른 병원과 비교를 해가며 불만을 품고 민원을 제기하는 일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는 게 신창록 회장의 설명이다.

신 회장은 “이상지질혈증은 심혈관계 질환 발생의 중요한 위험인자 중 하나이지만, 고혈압과 당뇨병과 달리 약물치료로도 충분히 관리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적극적인 진단 노력이 요구된다”며 “정부가 지난 7월 국가건강검진 내 이상지질혈증 검사 확대를 검토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으니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즉, 고지혈증 검진주기를 다시 2년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초고령사회에서 만성질환 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데, 오히려 고지혈증 검진주기를 4년으로 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도 있다.

신 회장은 “고지혈증 검진주기를 2년에서 4년으로 바꿀 때 사용한 근거는 매우 오래된 옛날 의료 통계였다”며 “최근 국민들은 약물 등을 사용하기 이전에 미리 내 몸을 점검해 생활습관 등을 통해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고 개선하려는 의지가 강한데 이를 고려하지 않은 비상식적인 검진주기는 분명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박근태 이사장도 “우리나라보다 먼저 초고령사회를 경험한 일본은 고지혈증 검진주기가 1년”이라며 “의사들은 검사를 안 하면 그만이지만, 정부가 정녕 국민들을 위한 정책을 펼치고 싶다면 검진주기를 2년으로 다시 환원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건강검진학회는 24시간으로 검사시간이 제한돼 억울한 현지 확인 및 행정처분이 이뤄지던 ‘고중성지방혈증에서의 LDL 콜레스테롤 실측건’의 검사기한 연장을 최근 진단검사의학재단과 논의했고 이후 도출된 학술적 근거를 바탕으로 7일로 연장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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