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이하 받으라면 치료재료 공급 끊길 수도"
정부의 내시경하 시술용 치료재료에 대한 정액 수가인하안 추진에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다.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회장 장웅기)는 9월 3일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제42회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적 논리에만 치우친 이번 인하안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웅기 회장은 “저수가인 내시경 검사와 시술에 대한 보상은 커녕 재료대의 원가 이하 가격을 받으라 한다”고 말했다.
내시경 검사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침습적인 위험한 검사임에도 불구하고 위험 수가에 대한 보상은 없다.
박근태 학회 이사장은 “별도로 보상되지 않은 시술 및 재료에 대한 보상 수단으로 치료재료의 정액 수가를 유지해왔었는데 전체의 40%도 안되는 의료기기 업체의 시장가격을 근거로 수가를 책정했고 이마저도 원가 및 인정배수 산정의 오류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재사용 재료의 수가를 일회용 재료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가로 책정하는 등 멸균 소독 과정도 보상받지 못하는 현실에서 의료폐기물을 줄이는 순기능까지 가지고 있는 재사용 재료를 철저히 평가절하한 이번 안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학회는 “이번 안이 시행된다면 저가 제품이 만연돼 의료의 질 저하를 유발하고 종국에는 국민의 건강이 크게 위협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치료재료를 제조, 유통하는 업체들이 타격을 받고 일부 치료재료 공급이 끊겨 의료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한 심각한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평가 및 질관리와 관련 “평가를 준비하는 과정 중에 불필요한 행정업무 및 서류작업이 많아 오히려 소독 실무에 소홀해질 수도 있는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며 “진료의 자율권을 제한하는 정책들과 실사, 환수 등의 처벌을 남발해 필수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의료진의 사기를 꺾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학회는 올해 상반기 창립 20주년을 맞이해 실제 임상현장에서 자주 접하는 질환들을 위주로 상부위장관 증례집을 발간, 배포했다. 학회 학술지도 창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장웅기 회장은 "내시경학 분야와 관련된 의료정책을 회원들에게 알리며, 불합리한 정책을 개선하기 위한 객관적 자료를 마련하고 회원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