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의사들이 골절 수술 기피 안 하게 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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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의사들이 골절 수술 기피 안 하게 하는 방법?”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3.06.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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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 대한골절학회 신임 회장, 열악한 골절 수술 관련 수가 문제 지적
외상 세부전문의 수련병원에 대한 지원도 필요…외상학회와 교류 시작
박기철 대한골절학회 회장(한양대구리병원 정형외과 교수).
박기철 대한골절학회 회장(한양대구리병원 정형외과 교수).

“MZ세대 의사들이 힘든 진료과를 기피하는 현상을 막는 것은 어느 한 개인 또는 학회가 해결할 수 없습니다. 수술 난이도와 위험성에 비해 너무 낮은 수가를 개선하고 젊은 의사들이 편안하게 자신들의 술기를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대한골절학회 제39대 회장으로 최근 취임한 박기철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골절 수술 분야에 양질의 젊은 의료인력을 양산하려면 어떤 방안이 필요하냐고 묻자 답한 첫 마디다.

박기철 신임 회장은 6월 26일 한양대구리병원 본관 12층 중회의실에서 병원신문과 만나 취임 소감과 함께 향후 학회의 주요 사업 및 비전을 소개했다.

1985년 창립된 대한골절학회는 정형외과 분과 학회 중 가장 역사가 깊고 골절치료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학술 단체이자 현재 1,857명의 정회원을 보유한 대규모 학회다.

대한골절학회는 일본·태국·대만 등과 지속적인 교류(travelling fellowship, 초청 강연 등)를 이어오면서 해외 유명 석학들과의 스킨십에 적극적으로 임해온 것으로 유명하며, 실제로 학회 창립 40주년이 되는 2025년부터 학술대회의 국제화를 비롯해 ‘IOTA(국제정형외과외상학회) 2027’ 개최를 위해 일본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날 박기철 회장은 우리나라의 골절치료 수준은 매우 뛰어나고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으나, 수가는 매우 열악해 젊은 의사들의 관심이 줄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이는 곧 MZ세대 의사들이 골절 수술 분야를 자연스럽게 기피하고 결국, 골절 환자들이 경험 많은 의사들의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

박기철 회장은 “정형외과 영역에서 골절 분야는 응급 수술 빈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비교적 많은 의료인력과 장비가 필요하고 수술 시간도 긴 편이지만, 이에 비해 수가가 낮다 보니 병원에서 좋은 소리를 못 듣는다”며 “이런 상황들로 인해 요즘 젊은 정형외과 의사들이 골절 수술을 점점 기피하는 것을 보면 매우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어 “젊은 의사들이 수가 걱정 없이 소송 걱정 없이 편안하게 치료에 매진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중요하다”며 “외상 세부전문의 수련병원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있으면 병원 입장에서도 부담이 덜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특히 효과적인 골절치료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치료 재료가 중요한데, 우수한 수술고정 기구(임플란트)에 대한 가격 조정으로 인해 수입이 중단되는 사태 등에 우려를 표한 박 회장이다.

박 회장은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임플란트는 가격이 맞지 않아 국내에서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점점 증가하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국산 임플란트도 과거보다 많이 발전했지만, 아직 완전히 대체할 수준은 아닌 만큼 한동안 외국의 우수한 기구들을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적정 수가를 맞춰주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인구 고령화에 의해 노인 골절환자가 급증하면서 90세 이상 골절 환자를 수술하는 경우가 빈번해짐에 따라 낙상 방지 등 골절 예방을 위한 대국민 홍보의 중요성도 잊지 않은 박 회장이다.

박 회장은 “고령 환자들은 골절뿐만 아니라 심각한 지병들을 동반하고 있어 수술 후 전신 상태에 대한 전문적인 케어가 요구되는데, 이는 내과적인 문제에 약한 정형외과 의사의 힘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영역이라 노인학을 전공하는 전문 의료인력 양성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며 “보건복지부 등 정부 부처에 이런 부분을 계속 강조할 것이고 대국민 홍보도 마련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광주에서 최근 열린 ‘제10회 PPTC(대한외상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대한골절학회 주관 특별 심포지엄을 통해 대한외상학회와의 공식적인 교류에 나선 것도 난치성 외상환자를 체계적으로 치료하고 다발성 중증환자 및 지병을 동반한 노인골절 환자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골절학회의 다양한 노력 중 하나다.

그는 “외상 치료의 더 큰 발전과 지병이 많은 노인 골절환자 폭탄 돌리기를 막으려면 외상센터와 골절학회 간의 팀워크가 필수”라며 “그런 의미에서 대한외상학회와 교류를 시작했고, 오는 8월 26일에는 전공의 골절 수술 술기 함양을 위해 서울아산병원에서 ‘제1회 대한골절학회 골절 워크샵’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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