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빅데이터 활용 어디까지?…‘산업계’ 모두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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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빅데이터 활용 어디까지?…‘산업계’ 모두 가능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3.05.2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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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헌 건보공단 빅데이터실장, “제약·의료기기 등에도 확대 논의 필요”
건보공단, 건강보험자료 제공 가이드라인 첫 토론회 열고 관계자 의견 청취
공급자단체 및 시민단체 거센 반대 직면…사회적 합의까지 험난한 길 예고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당장 건강보험 빅데이터 자료 제공 여부를 논의하는 대상이 민간보험사여서 반발이 더 심했을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제약사 및 의료기기 회사 등 건강보험 자료를 요청하는 곳은 계속 늘어날 것이고, 이는 산업계 전반에 걸쳐 활용 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지속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박종헌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실 실장이 5월 17일 건보공단 서울강원지역본부에서 열린 ‘건강보험자료 제공 가이드라인 토론회’ 종료 직후 병원신문과 만나 토론회 개최 소감을 묻는 질의에 답한 첫 마디다.

박종헌 실장의 표현만큼 이날 토론회는 건보공단 입장에서 난감한 상황이 다수 연출됐다.

무상의료운동본부 및 국민건강보험 노동조합 등 노동시민단체 측이 토론회 중단 항의 시위를 펼친 데다가 토론자로 나선 자영업자단체, 소비자단제, 공급자단체, 의료전문가 등 너나 할 것 없이 민간보험사에 대한 건강보험자료 제공을 격하게 반대했기 때문.

게다가 일부 공급자단체에서는 이미 민간보험사에 대한 자료 제공을 염두에 두고 토론회 명칭을 정한 것 아니냐며 강한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건보공단은 찬성보다 반대 여론이 더욱 거셀 것으로 예상하긴 했지만, 불신의 벽은 생각보다 훨씬 높았다.

건강보험자료 민간보험사 제공 여부에 대한 각계 의견을 청취하는 첫 자리였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는 한편, 험난하긴 하나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본격적인 사회적 합의를 이루고 싶은 건보공단의 의중은 무엇일까.

우선, 건강보험 빅데이터 자료의 무궁무진한 활용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둔 건보공단이다.

다시 말해 최근 부정적 이슈가 유독 민간보험사에 집중됐을 뿐, 건강보험 자료 자체만 두고 봤을 때는 보건의료 산업계 전반에서 그 활용성이 매우 높아 이에 대한 논의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박종헌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실 실장. ⓒ병원신문.
박종헌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실 실장. ⓒ병원신문.

실제로 건보공단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함께 각각 보유한 건강보험 정보를 공공데이터 및 통계자료집 형태로 일부 제공하고 있으며 정부와 학계의 기초연구 수행, 보건의료 정책 수립 등에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규격화한 표본연구 데이터베이스 및 주제별 맞춤형 자료를 헬스케어플랫폼 기업, 임상시험대행기관 등에 식별할 수 없는 형태로 가명처리 해 연구용으로 제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3종의 보안 조치(기술적·관리적·물리적)를 통해 연구 목적 외 외부 유출을 사전에 차단하기 때문에 세간의 우려만큼 정보유출이나 오용 위험이 크지 않다는 게 박종헌 실장의 설명이다.

박종헌 실장은 “건강보험 빅데이터 자료 제공에 대한 요청이 당장은 민간보험사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것 같지만, 향후 제약사와 의료기기 회사 등 산업계 전반으로 영역 확대가 이뤄질 것”이라며 “이에 대한 꾸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즉, 건강보험자료 제공의 장·단점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목적의 관계자 간 논의를 지속해서 열어 어떻게 하면 국익과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건강보험 빅데이터가 활용될지 고민해야 할 때 의미다.

박 실장은 “사실상 민간보험사와 제약사는 데이터 활용 방식, 자료 제공 방식 등에 있어서 유사한 측면이 있는데, 보험사만 집중적으로 거론되고 있어서 안타까운 면이 있다”며 “각 산업군 발전을 위한 데이터 제공은 다양한 장점과 단점을 내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처럼 건강보험자료 제공으로 생길 수 있는 문제는 비단 보험사 외에 산업 전반에서 일어날 수 있다”며 “건강보험자료 제공 여부는 건보공단이 결정하는 것이 아닌 학계, 유관기관,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공공데이터제공심의위원회에서 전적으로 결정하기에 일각의 우려는 일부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박종헌 실장의 주장을 종합하면 건보공단은 이번 첫 토론회를 계기로 다양한 산업에서의 건강보험 빅데이터 활용 방안에 대한 이해관계자 간 의견 청취의 장을 꾸준히 마련하는 가교역할에 집중할 전망이다.

박 실장은 “국가나 전체 산업군에 대한 건강보험 데이터 제공이 어떤 긍정적 효과를 내고 이를 위해 무엇을 보완·극복해야 하는지 등 논의를 이어가겠다”며 “첫 토론회를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어서 좋았고,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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