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제도 20년 역사를 딛고 평가항목·지표 일괄 재정비키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01년 사회복지법인부설요양기관, 조혈모세포이식 실시기관 등 5개 항목에 대하여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를 시작했다. 올 2022년에는 평가를 환자경험, 중환자실 등 37개 항목까지 확대하였다.
더불어 심평원은 평가 20년을 되돌아보고 향후 20년을 대비하기 위해 2020년 5월부터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의 혁신에 몰두해왔다. 작년에는 각계의 전문가,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하고자 평가발전위원회 구성·운영하고, ‘평가 미래발전 포럼’을 개최하였다. 그 결실로 ‘2040 평가체계 혁신방향과 7대 혁신과제’가 선정되었다.
7대 혁신과제 중 ‘핵심지표 중심 평가항목‧지표 정비’ 과제가 있는데, 평가가 국민 체감도를 높이고 의료기관에 업무 부담이 되지 않도록 평가지표를 재조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평가의 업무 효율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한국 의료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견인차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핵심지표란 무엇인가?
핵심지표는 의료의 질을 제대로 나타낼 수 있는 지표를 말하며 핵심지표를 선정하기 위한 방법으로 크게 3가지로 정의하였다. 첫째 의료 질 향상에 반드시 필요한 지표, 둘째 사망률 등 진료결과를 측정하는 지표 또는 진료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구조·과정에 관한 지표, 셋째 환자가 참여하는 환자중심성 지표 및 환자안전과 관련된 지표이다.
■ 핵심지표 중심 평가항목·지표 정비는 왜 필요한가?
국민 입장에서 볼 때, 그동안의 평가는 진료성과를 제대로 나타내지도 못했고, 국민이 체감하는 의료 질과 평가결과 사이 괴리감도 컸다. 실제 평가항목 당 평균 9개, 최대 20개에 달하는 지표가 환자들의 건강결과와 연관된 지표인지, 효용성이 있는 지표인지에 대해 많은 의문이 제기되었다. 의료기관도 평가는 업무적으로 큰 부담이었다. 매년 증가하는 평가항목‧지표로 인해 자료제출에 대한 행정적 부담이 계속 늘었기 때문이다.
■ 근거에 기반한 평가항목·지표 일괄 재정비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는 지표의 타당성과 신뢰성 확보가 관건이다. 어떤 목표를 가지고, 언제까지 평가해야 할지에 대한 체계적인 성과관리 기전이 부족했다. 현실적으로 모든 평가항목과 평가지표를 대상으로 목표값을 설정한다는 것이 녹녹한 일은 아니다. 학회 권고기준, 해외 가이드라인, 연도별 평가결과 추이 등을 참고하여 전문가 합의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의료의 질과 환자안전의 중요도가 높아지는 만큼 이를 측정하는 지표의 타당성과 신뢰성 확보뿐만 아니라 실제 환자의 진료결과를 향상시킬 수 있는 의미있는 지표 측정을 중요시하고 있다. 평가항목과 평가지표의 목표를 외국 사례 등을 참고로 하여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재설정하고 새로운 평가기준으로 정립해야 한다.
실제 외국의 질지표 관리기관에서 정량적 방법과 정성적 방법으로 구분하여 지표를 관리한다. 영국의 ‘QOF(Quality and Outcome Framework)’는 정량적 방법으로 천장효과를 보이는 경우 즉 중앙값이 95%를 초과하고 사분위범위 4.5% 미만의 조건을 충족하면 지표관리 대상에서 제외한다. 미국의 ‘AHRQ(Agency for Healthcare Research and Quality)’는 정성적 방법으로 중요성, 유용성, 실행 가능성, 과학적 수용성을 평가기준으로 사용하고 있다.
올해 심평원이 계획하는 정비작업은 신규평가 항목과 평가 개선연구 중인 일부 항목을 제외한 25개 항목 228개 평가지표를 대상으로 한다. 핵심지표를 정한 후 비핵심지표는 일괄 종료하고, 핵심지표 중 천장효과를 보이고 변별력이 없는 지표는 종료할 예정이다.
■ 의료 질 향상을 견인하는 심평원
올해 핵심지표 중심 지표정비가 완료되면 관리대상 지표를 주기적으로 재평가할 예정이다. 재평가는 기본 3차수 평가 후 3차수마다 재평가를 시행하게 되며 정량평가와 정성평가 기준을 적용하여 유지, 전환, 종료, 개선을 결정하게 된다.
심평원은 성과중심의 평가를 지향한다. 국민에게는 의료선택에 유용한 의료정보를 제공하고 의료기관에게는 의료 질 향상을 위한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다가올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의 20년은 국민, 의료기관 모두로부터 신뢰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