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농민들, AI에 대부분 무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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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농민들, AI에 대부분 무관심
  • 윤종원
  • 승인 2005.11.0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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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인플루엔자(AI)? 우린 그런 것 몰라."

최근 AI로 4천여 마리 이상의 오리가 집단폐사한 베트남 북부 박장(BacGaing)성의 농민들 대부분이 AI의 위험성에 대해 무관심을 보여 당국의 AI 퇴치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AFP통신이 7일 보도했다.

AFP는 대표적인 가금류 사육 지대인 박장 성에 대한 현지발 기사에서 성 정부가 64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올 겨울 AI 발생 사실을 처음으로 발표할 정도로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농민들은 무관심으로 일관해 갈등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AI가 발생한 3개 현 가운데 하나인 반쭝(VanTrung) 현에 거주하는 호앙 꽁 우라는 67세된 농부는 "AI에 대한 두려움이 전혀 없다. 주위에서 오리가 죽어나가지만 마을에서 이에 감염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더구나 우리집에서 키우는 오리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데다 가족들이 앞으로 먹을 것"이라며 아무렇지 않다는 태도를 드러냈다.

이 노인은 레 반 하이라는 이웃의 경우 AI로 400여마리의 오리가 죽어 연간 소득의 절반인 500달러 가량의 손해를 보았다고 말해 AI가 인간감염으로 변이될 경우 우려되는 가공할만한 피해보다는 당장 눈 앞의 경제적 피해에 관심을 더 쏟는 것으로 보였다.

호앙 당 후옌 박장 성 가축위생국장은 "주민들은 AI에 대해 무관심한 데다 이 문제는 정부 당국이 해결할 일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서 "AI가 가진 위험성에 대해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라고 실토했다.

후옌 국장은 전국적으로 가금류에 대한 백신 투여작업이 실시 중이지만 아직 박장 성에만 1천여만 마리의 가금류가 백신을 맞지 못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AI가 발생하자 성측이 서둘러 1만여마리의 오리를 살(殺)처분하고 발생지역에 대해서는 엄격한 격리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웃 비옛 현의 응웬 반 푸엉 부현장은 "수도 하노이 서부의 하떠이 성이나 중국으로부터 반입된 감염 오리가 주범"이고 주장했다.

박장 성은 중국에서 발원한 홍강 유역에 위치해 있어 늦가을이나 겨울철에 AI가 발생하기 가장 좋은 조건을 갖춘 곳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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