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ㆍ 기계 결합 <셀보그>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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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ㆍ 기계 결합 <셀보그> 탄생
  • 윤종원
  • 승인 2005.10.31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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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과 기계를 처음으로 완전히 결합시킨 습도 감지 장치가 개발돼 장차 독가스 감지 등 위험한 작업에 미생물 장치를 이용할 수 있는 길을 열
었다고 과학 웹사이트 라이브 사이언스 닷컴이 28일 보도했다.

박테리아에 금도금을 한 `셀보그 습도 감지기"는 공기 중 수증기의 양에 따라 부풀기도 하고 수축하기도 하며 기존 전자장비에 비해 감지 능력이 최소한 4배나 되고 심지어 생물학적 부분이 죽은 뒤에도 계속 작동한다.

과학자들은 우선 실리콘 칩에 바실루스 세레우스라는 살아있는 박테리아 층을 입혀 칩의 표면층에 새겨진 두 개의 전극 사이에 기다란 막대 모양의 미생물이 끼도록 했다.

그 뒤 칩을 지름 30나노미터의 미세한 금 입자가 들어있는 용액으로 씻어내 박테리아의 세포막에 있는 기다란 머리카락 모양의 단백질에 금입자가 달라붙어 전자회로 역할을 하는 금도금 다리(橋)를 형성하도록 했다.

테이코익산이라 불리는 이 단백질은 음전하를 띠고 있어 양전하를 띤 금 나노입자가 달라붙게 돼 있다.

이렇게 금나노입자로 둘러싸인 테이코익산 분자는 금속 절연체가 됨으로써 이른바 `유전체(誘電體) 차단벽" 역할을 하게 된다.

금도금된 박테리아의 몸은 습도가 높아지면 습기를 빨아들여 부풀게 되며 습도가 낮아지면 홀쭉해진다. 셀보그가 부풀어 오르면 금나노입자들은 풍선에 붙은 스티커처럼 서로 떨어지게 되는 데 이렇게 만들어진 0.2나노미터의 미세한 틈은 두 개의 전극 사이에 흐르는 전류를 방해하게 된다.

셀보그는 습기에 극도도 민감해 습도가 20%에서 0%로 떨어지면 전류량이 40분의 1로 줄어든다.

이 장치를 개발한 미국 네브래스카 주립대학의 라비 사라프는 이렇게 금도금된 미생물은 이틀밖에 못 살지만 죽은 뒤에도 여전히 셀보그는 습도 변화에 따라 여러달 동안 수축과 팽창 기능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박테리아를 죽이지 않고 금도금을 할 수 있게 되면 박테리아가 단순히 전자회로를 완성하는데 그치지 않고 회로에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특정 가스나 유독 화학물질에 노출됐을 때 수축ㆍ팽창하도록 유전자를 변형시키면 이런 물질을 탐지하는 도구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독일 화학학회가 발간하는 안게반테 케미지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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