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적 근로시간제란 일이 많은 어느 기간에는 1주일에 40시간을 넘게 일해도 연장근로로 보지 않는 대신에, 일이 적은 어느 기간에는 1주일에 40시간보다 적게 일해서 평균적으로 1주 40시간을 맞추는 제도다. 예를 들어 1개월은 일이 많고 1개월은 일이 적은 병원이라면, 일이 많은 달에는 1주일에 50시간씩 일하고, 일이 적은 달에는 1주일에 30시간씩 일해서 2개월을 평균하여 1주 40시간이 되게 정하는 것이다. 탄력적 근로시간제가 아니라면 1주일에 50시간씩 일하는 경우 40시간을 넘긴 10시간분에 대하여 가산수당을 줘야 하겠지만, 탄력적 근로시간제로 1주일에 50시간씩 일하기로 정한 기간이라면 그 10시간에 대하여 가산수당을 주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일을 많이 하기로 정한 기간이라도 여기에 추가로 연장, 야간, 휴일근로가 가능하다. 1주일에 50시간 일하기로 한 기간에는 연장근로 12시간을 더해 1주일에 최대 62시간까지 일할 수 있고, 이것이 법 위반도 아니다. 다만, 1주일에 30시간만 일하기로 정한 기간에도 마찬가지로 약속한 시간인 30시간을 초과해서 일했다면 연장근로가 되므로, 12시간을 더하여 1주일에 최대 42시간까지밖에 일하지 못한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① 2주 이내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경우 취업규칙에 규정을 두기만 하면 도입할 수 있다. 다만 1주일에 48시간 넘게 일하기로 정할 수는 없다. 즉, 2주 단위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하면서 1주는 48시간, 1주는 32시간 일하기로 정하는 것은 가능해도, 1주는 50시간, 1주는 30시간 일하기로 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③ 3개월 이내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경우에는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를 하여 도입해야 한다. 이 때 합의 서면에는 이 제도를 적용받을 대상근로자, 단위기간, 근로일별 근로시간, 합의 유효기간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1주일에 52시간을, 하루에 12시간을 넘겨서 일하기로 정할 수 없다.
일부 직종이나 직급에만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도 근로자대표는 전체 근로자를 대표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즉, 어느 병원의 주차관리 직원 또는 미화원에게만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하고 싶더라도, 그 도입을 위해 서면합의를 해야 하는 근로자대표는 사무직, 간호사 등 병원 전체 구성원을 대표하는 자여야 한다는 뜻이다. 다만, 같은 병원이라도 강남지점, 강북지점 등이 따로 있고, 해당 지점들이 독자적으로 경영되며, 각 지점마다 별개의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을 적용하고 있다면, 이를 별개로 보아 지점별 근로자대표를 따로 선출할 수 있다. 즉 강남지점은 강남지점의 근로자대표와 합의하고, 강북지점은 강북지점의 근로자대표와 합의하면 된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하면 하루에 일하기로 한 시간이 8시간이 아닐 수도 있게 된다. 그래서 만약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적용받는 근로자가 결근한다면, 그 날 일하기로 정한 시간만큼 무급처리하면 된다. 그런데 주휴일이나 연차휴가의 경우 1일 단위로 부여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그 1일을 몇 시간으로 보아야 하는지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분쟁을 예방하기 위하여 제도를 도입할 때 미리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도 정해놓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