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소아신장질환 원인 유전자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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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성 소아신장질환 원인 유전자 밝혀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6.03.0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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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헌영 교수팀 'FAT1' 유전자 돌연변이 규명, 조기 진단 및 치료제 개발 계기 마련
난치성 소아 신장질환의 원인이 되는 새로운 유전자가 밝혀졌다.

연세대 의과대학 지헌영 교수(약리학)는 미국 하버드의대 보스턴아동병원 프리드헬름 힐데브란트(Friedhelm Hildebrandt) 교수와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미국 예일대, 미시건대 및 영국, 독일, 스위스 등 다국적 연구팀이 참여한 다국적 연구를 통해 ‘스테로이드 저항성 신(腎)증후군’의 원인이 우리 몸의 ‘FAT1’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한 것임을 규명했다.

이번 다국적 연구진의 연구결과는 최근 세계적인 학술지인 Nature Communications(인용지수 IF 11.47)에 ‘FAT1 mutations cause a glomerulotubular nephropathy’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신증후군은 신장 속 사구체를 이루는 모세혈관에 이상이 생겨 혈액 속 단백질이 신장으로 다량으로 빠져나가 단백뇨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인구 10만명당 10~15명의 유병률을 보이며 소변으로 몸속 단백질이 유출돼 저알부민혈증과 온몸이 붓는 부종, 고지혈증 등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신장질환 중 하나다.

특히 신증후군은 표준 치료약제인 스테로이드 반응여부에 따라 ‘스테로이드 반응성 신증후군’과 ‘스테로이드 저항성 신증후군’으로 크게 나눠지는데, 이 중 ‘스테로이드 저항성 신증후군’은 소아 신장질환자 가운데 15%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질환이지만 이제껏 명확한 발병원인을 찾지 못해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도 요원한 상태였다.

지헌영 교수팀은 미국 보스턴아동병원에 등록된 2천300여 명의 신장질환자 혈액샘플에 대한 첨단 유전자 분석을 한 결과 4명의 조사 대상 환자에게서 FAT1 유전자 돌연변이를 공통적으로 발견했다.

또 FAT1 유전자 돌연변이가 환자 가족에게 상염색체 열성 형태로 유전되고 혈뇨와 신장 낭종과 같은 신장질환 및 지능저하 등의 정신지체 증상도 동반하는 것도 찾아냈다.

지헌영 교수는 “벽돌 사이를 시멘트로 채워 집을 짓듯이 FAT1 유전자는 우리 몸속 세포 간 결합(Junction)을 담당하는 시멘트 역할을 한다”며 “유전자 분석결과를 토대로 실험용 마우스에 인위적으로 FAT1 유전자 돌연변이를 조작한 결과 동일한 질병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FAT1 유전자가 세포 이동에 있어서 핵심 역할을 하는 ‘RHO GTPase’ 단백질 신호전달경로에 큰 영향을 주고, FAT1이 돌연변이에 의해 기능을 잃어버리게 되면 세포 이동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이번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재일 교수(소아신장과)는 “스테로이드 저항성 신증후군으로 진단된 어린환자들 중 많은 수에서 만성 신장 기능상실이라는 중증 질환으로 악화된다”면서 “이번 연구로 해당 질환의 조기진단에 따른 치료와 향후 치료제 개발에 큰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연구결과를 토대로 미국 하버드의대 보스턴아동병원 등에서는 스테로이드 저항성 신증후군 의심 환자에 대한 조기 진단법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한편 지헌영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2016년도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사업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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