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의대생의 특별한 도전, "생각의 틀을 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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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양의대생의 특별한 도전, "생각의 틀을 깨자"
  • 박현 기자
  • 승인 2015.04.21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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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졸업하면 의사 된다' 고정관념 버리고 다양한 직종체험
국내 최초 백신프로그램인 V3를 개발해 무료 보급하고 1천억원대의 자산가이자 국회의원인 안철수 의원이 의사출신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서울대 의대 대학생이던 시절, 우연히 컴퓨터 바이러스에 대한 내용을 접하고 직접 백신프로그램을 만들어내면서 기업가의 길을 걷게 됐다.

국내 백혈병을 비롯해 소아암, 재생불량성 빈혈 등 각종 난치병 치료에 쓰이는 제대혈은행 개척자로 국내 바이오산업을 이끄는 여성리더인 바이오벤처기업 메디포스트의 양윤선 대표.

양 대표는 서울대의대 수석졸업, 의사고시 수석합격 등 의사로서 촉망받던 인재였다. 하지만 난치병 환자들이 골수기증자를 찾지 못해 사망하는 것을 보고 직접 제대혈은행을 만들게 됐고 의사로서의 경력이 큰 도움이 됐다.

이처럼 의사라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커리어를 가지고 있지만 그 장점을 살려 과감히 다른 분야에 도전해 큰 성공을 이룬 선배들이 있는 반면 아직도 우리 나라에서 의학과를 졸업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종합병원 또는 개인병원에서 의사로서의 삶을 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의학과를 졸업하면 생명과학연구원이나 의학연구원, 의학전문기자, 제약연구원 등 여러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에 건양대 의과대학은 2015학년도 1학기에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의학과 6학년 56명을 대상으로 '비전체험실습'을 시행한 것이다.

'비전체험실습'이란 의대생에게 의학관련직종 경험을 장려하는 프로그램으로 의학적 지식을 타 분야와 융합할 수 있는 가능성과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실습분야와 기관을 학생스스로 결정하고 직접 섭외해야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본인이 준비하고 실행해야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은 실습기관을 의학 교육과정 유관분야 및 생명과학분야의 언론사, 기업, 공공기관, 연구소 그리고 국외 해외의료봉사기관, 의대, 연구소 등에서 선정해야 하며 국내 진료관련 실습은 인정하지 않는다. 의학과 학생들이 의사가 아닌 다른 분야의 실습을 진행하게 한 것이다.

건양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의사로서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이해와 안목을 넓히고 보다 다양한 분야의 사회진출을 위한 진로탐색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전체험실습'을 원활한 진행을 위해 위원회까지 신설했다. '비전체험실습의원회'는 의학과 교수 6명으로 구성되어 학생들이 알맞은 기관을 선정했는지, 실습계획서를 잘 작성했는지 등을 평가하고 최종 실습을 허락하는 기구다.

의학과 6학년 학생들을 2개조로 나누어 각각 3주씩 '비전체험실습'을 시행한다. 1조(26명)는 3월23일부터 4월10일까지 실습을 진행했고 2조(30명)는 5월26일부터 6월13일까지 시행할 예정이다.

1조 실습결과는 지난 16일과 17일 이틀에 걸쳐 건양대병원 암센터 5층 강당에서 결과발표회를 가졌다. 5학년 학생들도 참석해 선배들의 실습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뜻 깊은 시간이 됐다.

건양대 의학과 6학년에 재학 중인 김윤지(만 24세) 학생은 '비전체험실습'으로 몽골의 First hospital, National cancer center, Military hospital 등 국립 및 사립병원과 몽골 국립대학에 방문했다.

김 학생은 몽골 병원을 견학하면서 몽골 내 의료시스템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몽골의 의과대학생들을 만나 학습적인 토론을 진행했다.

또 실습기간 중 가장 집중했던 부분은 몽골 내 한국 의사들과의 인터뷰였다. 몽골에서 진료활동을 하는 의사들을 만나 어떤 마음으로 진료 및 교육활동을 하는지 경청했다.

김윤지 학생은 “외국에서 다양한 분야, 인정, 경험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한국에서의 생활에 감사함을 느꼈다”며 “내년에 '비전체험실습'을 할 5학년 학생들도 우리의 경험담을 거름으로 삼아 좀 더 다양한 실습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건양대학교 의과대학 최원준 학장은 “처음으로 시행하는 생소한 프로그램이다 보니 걱정과 우려가 있었지만 분명 학생들에게 다양한 시각과 진로를 찾아 줄 것이라는 생각해 진행했다”며 “결과 발표를 들으니 이 프로그램에 대한 확신이 들었고 2조 학생들도 성공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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