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내부 비밀 풀 <지구중성미자> 첫 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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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내부 비밀 풀 <지구중성미자> 첫 검출
  • 윤종원
  • 승인 2005.07.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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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비밀을 간직한 수수께끼 입자로 불리는 "중성미자"(中性微子, 뉴트리노)가 지구내부에서 방출되는 것이 처음으로 포착됐다.

일본 도호쿠(東北)대학, 미국의 스탠퍼드 대학을 비롯한 중국, 프랑스 등 87명으로 이뤄진 4개국 공동연구진은 지구 내부의 우라늄 핵분열시 방출된 "반(反)전자 중성미자"를 검출했다고 밝혔다.

연구 성과는 이날짜 영국 과학잡지 "네이처"에 실렸다.

빅뱅 직후 우주 현상을 규명하는 열쇠로 꼽히는 "중성미자"는 태양의 핵융합이나 원자로의 핵분열시 가장 많이 방출되는데 다른 물질과는 거의 반응하지 않고 지구조차도 통과하기 때문에 관측이 어렵다.

지구의 지각과 맨틀은 방사성원소인 우라늄이 분열돼 다른 물질로 바뀔 때 나오는 열로 온도가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때 에너지가 적은 중성미자도 방출되는 사실이 이론상으로는 알려졌으나 포착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바위의 방사능이 붕괴되면서 지구중성미자라는 원자보다 작은 입자가 방출된다는 점에 착안, 지난 2002년 3월부터 작년 4월까지 지구 내부에서 어떤 물질이 올라오는 지를 관찰했다.

연구진은 이를 위해 일본 기후현(岐阜)현 지하에 kamLAND라는 일본산 구형 중성미자 측정장치를 설치,우주로부터 오는 다른 미립자들이 닿지 않게한 뒤 지구 내부의 신호를 관측했다. 벤젠, 형광물질, 베이비 오일 등으로 채운 지름 18m의 풍선 속에 2천 개의 특수 광센서를 넣은 측정 장비속의 물질은 중성미자와 상호작용하면 작은 불꽃을 일으키게 돼 있다.

연구진은 그 결과 화산활동이나 대륙이동을 일으키는 지구 내부의 에너지원에서 방출된 중성미자를 잡아내게 됐다고 말하고 시험 기간 동안 관측한 총 152개의 빛을 분석한 결과 적어도 1개는 우라늄 등 원자핵 분열시 방출된 중성미자일 확률이 95%에 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세계 각지에서 이 같은 관측에 나설 경우 지구 내부 열원의 양과 분포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구의 핵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뜨겁고 밀도가 높으며 어마어마한 압력 때문에 철 성분의 내부핵은 고체이지만 핵의 바깥 부분은 액체일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 그러나 지구 핵이나 핵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맨틀의 심층부가 어떤 물질로 구성돼 있는 지는 아직까지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었다.

과학자들은 지구가 탄생할 당시 핵 부위에 축적된 남은 열이 서서히 방출되고 지하 암석의 방사능 붕괴로 열이 발산되는 등 두 가지 방법으로 지구가 데워지고 있다고 믿고 있다. 지구 내부의 열은 화산활동과 지각변동, 이에 따른 지진을 일으키고 지구의 지형을 만든다.

메릴랜드 주립대의 윌리엄 맥도노 교수는 연구 보고서와 함께 실린 평가서에서 "우리 발 밑에서 올라오는 지구중성미자를 처음으로 포착한 것은 기념비적인 연구성과"라고 말하고 "이는 지구 내부 방사능 물질의 양과 분포, 그리고 지구가 갖고있는 열 에너지의 양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라고 찬양했다.

스탠퍼드대학의 조르지오 그라타 교수는 "이제 지진파에만 의존해오던 지구내부 연구에 화학분석이란 새로운 수단이 생겼다"고 말하고 "이런 탐지 장비를 더 많이 갖추고 더 큰 지구물리학 장비를 적절한 곳에 배치할 수 있게 된다면 아마도 10~20년이 되면 지구 연구의 혁명이 이뤄지지 않을까"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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