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소법원이 유방암과 난소암 위험을 크게 높이는 변이유전자의 염기서열은 특허 대상에 해당된다는 판결을 내렸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 등이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법원은 이날 판결에서 'BRCA-1', 'BRCA-2' 등 이들 변이유전자의 검사법을 개발한 미리어드 지네틱스(Myriad Genetics) 사의 손을 들어줬다.
이 판결은 미리어드 사가 분석해 낸 이 두 변이유전자의 염기서열이 과학적으로는 인정받을만한 가치가 있지만 특허의 대상은 아니라는 작년 3월30일 뉴욕 지방법원의 판결을 뒤엎은 것이다.
특허소송을 전문으로 하는 연방순회 항소법원의 3인 재판부는 인체로부터 분리해낸 유전자는 그 화학적 구조와 성격이 자연상태로 존재하는 유전자와는 "현저히 달라" 단순한 자연의 산물이 아니므로 BRCA-1, BRCA-2 변이유전자의 염기서열에 특허가 부여될 수 있다고 2대1로 판결했다.
뉴욕 지방법원의 로버트 스위트 판사는 작년 판결에서 유전자의 DNA가 중요한 것은 단백질이 어떤 방법으로 만들어지느냐에 관한 정보가 들어 있기 때문이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분리된 DNA는 인체 내에 있는 DNA와 다를 게 없다고 판시했었다.
그러나 항소법원의 앨런 루리 판사는 DNA는 하나의 화학물질이고 중요한 것은 화학물질의 구조라면서 이는 DNA에 들어 있는 정보와는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항소심 3인 재판부의 또 다른 판사인 킴벌리 무어 판사는 유전자에 특허를 허용하는 특허상표청의 정책은 국회만이 바꿀 수 있기 때문에 특허가 허용되어야 한다고 루리 판사와는 다른 법리를 내세웠다.
나머지 윌리엄 브라이슨 판사는 유전자가 인체에서 분리되었다는 것은 나무에서 잎을 하나 따낸 것과 다를 게 없는 만큼 단순히 그런 이유만으로 특허가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항소법원의 판결에 대해서는 찬반의견이 엇갈렸다. 생명공학업계는 혁신적인 진단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이러한 특허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비판자들은 인체의 한 부분에 해당하는 것에 특허를 허용하는 것은 윤리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