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보청기 제조업체인 포낙은 부부젤라의 소음도가 127㏈(데시벨)로 전기톱(100㏈), 잔디깎이 기계(90㏈)보다 훨씬 심한 것으로 측정됐다면서 월드컵 관람객에게 부부젤라 소음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고 남아공 사파(SAPA)통신이 7일 보도했다.
포낙은 "85㏈ 정도의 소음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영구 청각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면서 "소음도가 100㏈ 이상일 경우에는 15분 만에 청각이 손상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영국 축구팬들이 많이 사용하는 에어혼의 소음도도 123.6㏈에 달했으며, 축구팬 2명이 부르는 노래 소리도 121.8㏈을 기록할 정도로 소음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낙은 청각장애가 오면 회복이 불가능한 만큼 월드컵 경기장에서는 귀마개를 하는 등 청각 보호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라고 조언했다.
부부젤라는 남아공 최대부족인 줄루족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는 나팔 모양의 전통 악기로, 길이 60∼150㎝ 크기에 `부우∼"하며 마치 코끼리가 울부짖는 듯한 소리를 낸다.
지난 2001년 한 업체가 플라스틱 재질로 이를 대량 생산하면서 남아공 축구팬들의 응원 도구로 보급된 부부젤라는 지난해 6월 남아공에서 개최된 컨페더레이션컵을 통해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당시 과도한 소음에 민감해진 외국 선수들 사이에서 부부젤라의 경기장 반입을 금지해야 한다는 불평이 터져 나오기도 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과 남아공월드컵조직위원회는 부부젤라 응원을 아프리카의 전통으로 규정, 부부젤라 사용을 규제할 의사가 없음을 확인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부젤라의 과도한 소음에 대한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자 대니 조단 월드컵조직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국가가 연주될 때는 부부젤라를 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간접적으로 사용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병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