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대학 생리학-생물물리학교수 체트 모리츠 박사는 커서를 움직여 표적을 맞추는 컴퓨터 게임 훈련을 시킨 원숭이의 팔목 위쪽을 마취제로 일시 마비시킨 뒤 이 인공 신경회로를 이용해 다시 컴퓨터 게임을 할 수 있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모리츠 박사는 먼저 원숭이 뇌의 운동피질 안에 있는 개별 뉴런(신경세포)에 전극을 연결시켜 뉴런의 신호가 실시간으로 휴대폰 크기의 미니 컴퓨터에 보내지게 한 다음 이를 전기신호로 전환시켜 마비된 쥐의 팔목에 장치된 전극에 직접 보내자 쥐는 서서히 컴퓨터 게임을 다시 하기 시작했다.
쥐는 컴퓨터 게임을 다시 할 수 있을만큼 생각만으로 뉴런을 "훈련"시키는 데 평균 10분이 걸렸으며 시간이 가면서 게임을 하는 속도도 빨라지고 실수도 줄어들었다.
이 연구에 함께 참가한 에버하드 페츠 박사는 이 기술은 지금까지 과학자들이 시도해온 방법과는 달리 연결이 끊어진 뉴런과 근육 사이에 생소한 인공회로를 새로 만들어 주어 원숭이의 신경계로 하여금 이 인공회로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를 습득하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츠 박사는 이 실험을 통해 단일 뉴런이 단일 근육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면서 이는 전체근육도 통제가 가능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리츠 박사는 쥐가 해낼 수 있는 것이라면 인간은 더 잘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시작되기까지는 앞으로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 인공회로를 작동시키는 데는 적은 동력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쥐실험에 사용된 컴퓨터는 휴대폰 정도의 크기였지만 앞으로는 몸 안에 장치할 수 있을 만큼 크기를 더 줄이고 무선 시스템으로 개선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모리츠 박사는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 온라인판(10월15일자)에 발표되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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