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불로 퇴직, 입원환자 집단 이송
부산시 사상구 학장동 부산시립정신병원이 임금체불에 따른 간호사들의 퇴직으로 환자들이 다른 병원으로 집단 이송되는 등 진료에 차질을 빚고 있다.
5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립정신병원을 위탁운영하고 있는 의료법인 대남병원이 부도로 인해 지난 9월부터 임금을 체불하자 간호사 19명 중 8명이 사표를 제출하고 출근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한꺼번에 간호사들이 그만두는 바람에 시립정신병원은 의료진 부족으로 지난달 30일 입원환자 303명 중 39명을 경남 창녕군의 국립부곡정신병원으로 옮겼다.
시 관계자는 "창녕 병원은 부산에서 가까운 데다 보건복지부가 직영해 시설이 부산보다 우수한 장점이 있어 입원환자들을 보냈다"며 "현재 외래진료는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입원환자는 추가로 수용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부산시립정신병원에는 현재 의사 3명과 간호사 11명을 비롯해 보호사 등 9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나 정상화 방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간호사들이 추가로 떠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진료차질이 더 심해질 수도 있는 실정이다.
시립정신병원은 지난 90년부터 의료법인 대남병원이 부지를 부산시에 기부채납하는 조건으로 위탁운영하고 있는데 지난 10월 31일 부도가 났으며 대남병원 전 이사장인 오모(58)씨는 지난 10월 병원자금 52억여원을 불법으로 인출하고 병원 재산을 담보로 대출받아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대남병원은 부산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화의)를 신청해 놓고 있는데 이번 주중에 법원의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다.
부산시는 간호사들의 집단 퇴직으로 시립정신병원 진료에 차질이 빚어지자 담당 공무원들을 병원에 보내 조속한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더 이상 동요없이 진료에 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시 관계자는 "대남병원이 신청한 화의에 대한 법원의 결정에 따라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달 말께 정신보건심의위원회를 열어 대남병원에 계속 위탁운영권을 줄 것인지 여부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남병원은 3년마다 부산시와 위탁운영계약을 갱신해 왔는데 2008년 6월까지 정신병원을 운영하도록 돼 있지만 경영위기 등으로 정상적인 위탁운영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면 계약이 해지될 수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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