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아 의원 “국립대병원 의사 부족은 지역 공공의료 부실과 직결”
국립의과대학교의 수련시설인 국립대병원의 대다수가 의사를 선발하지 못해 의사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대학병원 의사 부족은 공공의료 부실 문제뿐만 아니라 앞으로 늘어나는 의대정원에 따른 의대생 교육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국회 교육위원회)이 전국 국립대병원의 최근 3년간 의사직(전공의 제외) 모집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2년부터 2024년 8 월 말까지 총 4,356회에 걸쳐 8,261명의 의사직 모집공고를 냈지만 총 응시인원은 4,089명, 응시율은 49.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병원에 채용된 의사는 3,588명으로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는 의사는 1,963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돼 국립대병원들은 의사 모집 어려움뿐만 아니라 채용된 의사들도 거의 남아 있지 않아 만성적인 의사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
경상국립대 본원의 경우 지난 3년간 총 280회 공고를 내고 390명 모집했지만 응시인원은 73명에 불과해 전체 국립대학병원 가운데 가장 낮은 응시율 (18.7%)을 기록했다.
또 경상국립대(분원) 22.2%, 강원대병원 24.4%, 제주대병원 26.5%, 충남대 28.8% 순으로 응시율이 낮았으며 응시율이 가장 높은 병원은 서울대병원(본원)으로 총 591회 공고에 1,910명 모집해 1,412명이 응시, 응시율 73.9%를 기록했다.
서울(본원, 분원), 부산(본원), 전남, 전북에 소재한 국립대병원을 제외하고 강원, 경남, 대구, 경북, 충남, 충북 소재 국립대병원은 모두 응시율이 절반 미만으로 조사됐다.
현재 전체 국립대병원의 의사직 현원은 4,821명으로 정원(9,333명) 대비 51.7%에 불과하다.
또한 국립대병원 전공의가 대부분 사직한 상태로, 의사 정원에서 전공의 정원 수를 빼고 계산해도 총 5,638명 정원에 현원이 4,430명으로 정원 확보율이 85.54% 수준밖에 안된다.
국립대병원의 낮은 의사 확보율과 만성적으로 의사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현상은 당장 지역 공공의료 부실 문제뿐만 아니라, 앞으로 증가할 의대생 수련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립대병원 교수 의사들은 교육, 연구, 진료를 겸하는 전문가로 환자 진료뿐만 아니라 의대 학생, 전공의 및 전임의들에게 진료 현장에서 실질적인 임상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교육, 지도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수련병원의 의사도 부족한 상황에서 의대를 졸업한 수련의들이 지역 국립대병원에 남을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
지난 7월 백승아 의원이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전체 의대 졸업생 가운데 수도권 취업률은 최근 5년간 58.4%로 상당수의 지역 의대 졸업생들도 졸업 후 곧장 수도권으로 쏠리고 있음이 확인된 바 있다.
백승아 의원은 “이대로 두면 아무리 의대생 숫자를 늘려도 지역의대를 졸업하고 대학병원에 남지 않고 모두 떠날지도 모른다”고 정부의 무대책 의대정원 증원을 비판했다.
이어서 백승아 의원은 “능력 있는 의료진이 국립대병원에 남을 수 있도록 국립대병원에 대한 지원뿐만 아니라 지역의료 격차를 해소하고 필수의료를 확보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