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의과대학생들의 ‘조건 없는 휴학’ 승인을 허용하기로 한 가운데 의료계 주요 단체들이 많이 늦긴 했지만 올바른 판단이라며 사실상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0월 29일 의과대학을 운영하는 40개 대학교 총장들과 비공개 영상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10개 거점국립대학교 총장들은 ‘조건 없는 의대생 휴학 승인’을 건의했고, 교육부는 각 대학이 자율적 판단에 따라 휴학을 승인하도록 허용했다.
대학 총장들은 대규모 유급 및 제적으로 인한 혼란을 막고 2025학년도 복귀를 위한 길을 열어주기 위한 최소한의 방법은 ‘조건 없는 휴학 승인’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과 같은 의정대립과 의과대학 학사 차질이 지속된다면 국민 건강을 책임질 의료 인력 양성 시스템이 붕괴되고 의대생들에게도 큰 피해가 예견되는 만큼 교육부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촉구한 것.
이 같은 교육부의 결정에 대해 의료계 주요 단체들은 대체로 환영의 뜻을 표명했다.
우선 대한의사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교육부가 이제라도 올바른 판단을 했다”며 “무엇보다 제자인 의대생들의 고통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요구했던 ‘조건 없는 휴학’ 처리를 정부가 승인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의협은 이어 “이번 발표가 의료대란을 해결하기 위한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며 “정부가 전공의와 의대생에 내려졌던 부당한 압박과 인권침해를 거둬들이고 이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고 복귀할 수 있도록 전향적인 태도로 변화하길 기대한다”고 부언했다.
앞서 의료계 단체 중 처음으로 여야의정협의체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대한의학회와 KAMC도 의료 현안 해결의 첫걸음이 되길 희망했다.
대한의학회는 “현안 해결의 첫걸음이 되길 기대한다”며 “그동안 파행적으로 운영된 의대 학사로 인해 발생한 의학교육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조치가 결정됐으니 의대생의 자유의사에 의한 휴학 신청이 조속히 승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KAMC도 “의대생 휴학에 관한 의료계의 요구를 정부가 수용한 것을 환영하고 대학은 개인의 자유 의지에 따라 제출한 휴학계를 규정과 절차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며 “조건 없는 휴학 승인이 이뤄짐에 따라 여야의정협의체에서 의료현안 해결을 위한 대화가 시작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KAMC는 “학생 교육의 당사자로서 학생과 교수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할 것”이라며 “학사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교육부의 ‘조건 없는 휴학 승인’ 허용 결정으로 대한의학회와 KAMC를 시작으로 한 여야의정협의체 구성의 첫 단추가 채워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긴 하나 의대생들의 반응은 아직 싸늘한 것으로 알려져 실제 휴학 신청 및 복귀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교육부의 이번 결정이 향후 의료계 갈등 해소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그리고 의료계의 협의체 참여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