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의료’가 무색할 정도로 희귀 합병증 치료제를 직접 찾아다니는 혈액암 환자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어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인식 개선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주영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개혁신당 정책위의장)은 10월 8일 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이식편대숙주병을 포함한 혈액암 치료 환경 전반에 대해 개선 방안 마련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혈액암 치료를 위해 항암 이후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는 환자의 주요한 사망원인 중 하나는 이식편대숙주병이다.
이는 혈액암 환자가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은 후 수혈된 림프구가 면역 기능이 저하된 환자의 신체를 공격해 전신 염증 반응 및 장기 손상 등의 합병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이식편대숙주병 진료환자는 2023년 기준 633명으로, 이중 현행 치료 방법이 없어 새로운 치료제 사용이 필요한 환자는 약 35%에 이른다.
해당 환자들과 이들을 치료하는 의료진은 국내에 공급되지 않는 약제를 구하기 위해 개별적으로 한국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해 수입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주영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혈액암 치료제 급여 환경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3년(2022~2024년)간 심평원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에 상정된 혈액암 치료제는 총 13개이지만, 최초 심의에서 급여기준이 설정된 사례는 단 2건에 불과했다.
즉, 85%(11개)가 초회 탈락한 것이다.
또한 최초 심의에서 급여기준이 미설정된 11개 품목 중 6개는 현재까지도 건강보험 비급여 상태로 놓여있다.
이주영 의원은 “정부의 혈액암 치료에 대한 인식과 환자들을 위한 지원 환경은 세계 최고 수준의 암병원을 세 군데나 보유한 ‘K-의료’의 명성과 어울리지 않는다”며 “약가 참조국 다수가 급여로 지원 중인 약제를 국내에서만 장기간 비급여로 방치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렇다면 대체 참조국의 무엇을 참조하고자 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혈액암 치료제를 비롯해 혈액암 환자들이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은 후 겪게 되는 ‘이식편대숙주병’과 같은 희귀 합병증에 대한 치료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다”며 “현행 제도상 암에도, 희귀질환에도, 해당하지 않아 신약 접근성이 저해되는 ‘이식편대숙주병’ 환자들은 물론 다른 암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혈액암 환자들이 더 이상 소외되지 않도록 혈액암 치료 환경 전반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