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영 의원, “중장기적으로 국가경쟁력 저하…근시안적 결정은 문제”
“의대 증원 문제는 중장기적으로 국가경쟁력 저하를 가져올 수 있어, 근시안적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윤석열 정부의 주먹구구식 의대 증원으로 의료교육의 질은 저하되고, 의대쏠림에 따른 산업구조 왜곡이 발생해 중장기적으로 국가경쟁력이 저하될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인천 연수을)은 9월 5일 제4차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결산심사에서 이주호 사회부총리에게 “윤석열 정부가 현장이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대 증원 문제를 근시안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의사 자질은 저하되고, 첨단 산업의 위기를 불러와 국가경쟁력 저하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같은 경고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게 정일영 의원의 설명이다.
먼저 의대 증원에 따른 의대 교수의 확충 문제다. 올해 3월, 증원 대상 중 32개 의대에서 교육부에 2030년까지 기초‧임상의학교수 4,301명의 충원을 요청했다.
국립대가 2,362명, 사립대가 1,938명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올 7월 3년간 국립대 교수 1천명 증원 계획만 발표했다. 또, 교육부는 교수 충원이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대학교수 자격 기준을 대폭 완화했다.
기존의 30~70%만 인정했던 개원의 활동 경력을 100%로 확대한 것이다. 즉, 의대 졸업 후 4년간 개원의로 활동했다면 대학교수가 되기 위한 연구경력 4년을 모두 충족한 것으로 인정해주는 것이다. 이로 인해 현장에서는 의대 교육의 질적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또 다른 부작용은 의대 진학을 위한 과열된 입시경쟁이다. 이미 대치동 등 학원가에서는 초등학생 의대반이 개설돼 교육부가 단속에 나서고 있고, 권역별 의대정원 증가율이 가장 높은 충청권으로 초등학생들이 순 유입되고 있다.
대학입시에서도 이미 의대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에 취업이 보장되는 첨단산업학과에서 입학 포기와 휴학 사례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반도체‧스마트 모빌리티‧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 분야에 인력 공동화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실제 2024학년도 정시 일반전형 1차 합격자 등록 결과,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의 경우 93%, 고려대 차세대통신학과는 70%의 합격자가 미등록했다. 자연계열 상위권 학과인 첨단산업학과에서 대규모 이탈자가 발생한 이유는 비수도권 대학 의약학계열에 동시 합격해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일영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세계 제일의 대한민국 의료수준을 붕괴시켜놓더니, 이제는 의학 교육의 근간마저 흔들고 있다”며 “현장에서는 ‘교수‧시설 확충이 불가능하다’, ‘의사 자질이 저하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는데, 정부는 ‘문제없다’며 정신승리에 도취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의원은 “의대정원 문제는 중장기적으로 첨단산업의 인력 공동화에 따른 국가경쟁력 저하를 가져올 수 있어, 절대 근시안적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으로서 2025년도 예산심사에서 국민들께서 우려하고 계신부분을 철저하고 꼼꼼하게 파헤쳐 대한민국의 의료와 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